[단독] 카카오뱅크, 내년 기업대출 나선다

입력 2018-11-18 13:25
수정 2018-11-18 21:11
개인대출에서 기업금융으로 확대
내년 흑자전환 이어 2020년 IPO



카카오뱅크가 내년부터 비대면 기업대출에 뛰어든다. 지난해 중도상환수수료가 없는 비대면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으로 이른바 ‘카뱅 열풍’을 일으킨 데 이어 기업금융으로 사업영역을 넓히려는 전략이다.

카카오뱅크 고위 관계자는 18일 “내년 초 비대면 기업대출을 개시할 것”이라며 “개인금융에 그치지 않고 기업금융까지 아우르는 종합금융 서비스 체계를 구축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장은 규모가 있는 대기업보다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소호대출을 중심으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카카오뱅크는 기업대출심사 체계를 갖춘 금융회사 2~3곳과 업무제휴를 추진 중이다. 보통 기업대출을 하려면 서류심사를 거쳐 현장실사까지 진행해야 한다. 하지만 현장실사는 카카오뱅크가 직접적으로 손댈 수 없는 부분이다. 카카오뱅크는 오프라인 영업점이 아닌 비대면 영역에 대해서만 사업 권한이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기업 측이 제출한 서류 내용과 실체가 다른지 확인하는 현장실사를 다른 금융회사에 위탁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뱅크의 기업대출 진출은 다른 은행권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7월 출시 이후 ‘메기 효과’로 은행업계의 사업 정책을 크게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카카오뱅크가 모바일 중심의 금융시스템을 구현하고 대출 중도상환 수수료,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수수료를 모두 면제하자 다른 은행들도 관련 서비스 제공에 동참했다. 금융계 관계자는 “카카오뱅크가 기업대출도 획기적으로 추진한다면 다른 은행권도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기업대출이 활성화되면 수익구조가 빠르게 자리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내년부터는 흑자전환도 가능할 전망이다. 그동안 카카오뱅크는 영업비용이 영업수익을 초과해 줄곧 손실을 내왔다. 올 상반기 120억원의 순손실을 낸 데 이어 3분기에도 적자가 이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카카오뱅크 측은 “내년에 흑자전환을 하고 나면 2020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것”이라며 “상장을 통해 자본확충을 한 뒤 신용카드로도 사업 확장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용카드 사업은 2020년 이후 추진될 가능성이 높다.

정지은/김순신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