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ECB 가상화폐 두고 상반된 평가…"미래 위한 노력" VS "폰지사기"

입력 2018-11-16 16:50
IMF 총재 “중앙은행 가상화폐 발행 고려해야”
ECB 이사 “CBDC, 향후 10년은 이르다”



세계 경제를 움직이는 국제통화기금(IMF)과 유럽중앙은행(ECB)이 가상화폐(암호화폐)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IMF는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CBDC) 발행과 암호화폐를 긍정한 반면 ECB는 중앙은행들이 CBDC를 발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정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14일(현지시간) 싱가포르에서 열린 ‘핀테크 페스티벌’에서 “우리(IMF)가 디지털 화폐 발행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캐나다, 중국, 스웨덴, 우루과이를 포함한 다양한 국가의 중앙은행들이 디지털 화폐의 발행을 고려하고 있다. 이들도 IMF와 마찬가지로 변화를 포용하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편의성 높은 디지털 화폐가 선호되고 현금 수요는 줄어드는 변화에 발맞춰야 한다는 의미다.

라가르드 총재는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주요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미래의) 현금 없는 세계에서 안정적이면서 빠르고 저렴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그는 “현금과 비교하자면 (디지털 화폐는) 사용자에게는 이익을, 범죄자에게는 불이익을 주며 국가에게는 더 나은 대안이 될 것”이라며 “(실사용까지) 수많은 과제가 남았지만, 현시점에서 나의 목표는 디지털 화폐에 대한 ‘탐사’를 장려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바로 다음날인 15일(현지시간) 부느아 쾨레 ECB 이사는 IMF 총재의 발언을 부정했다. 스위스 바젤에서 열린 국제결제은행(BIS) 행사에 강연자로 나선 그는 “세계 중앙은행 중 상당수가 CBDC 발행을 검토하고 있지만. 이는 해외 송금 서비스 등에 한정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쾨레 이사는 “중앙은행들은 향후 10년간 어떠한 형태로든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지 않을 것” 이라며 CBDC 보급은 먼 이야기라고 주장했다. 비트코인 등 암호화폐에 대해서도 아구스틴 카르스텐스 국제결제은행(BIS) 은행장의 발언을 인용해 “버블과 폰지사기, 그리고 환경적 재앙의 결합체”라며 범죄 악용과 투기 문제 등을 일으킬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김산하 한경닷컴 기자 san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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