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학년도 수능
국어 신유형·과학지문 출제
1등급 커트라인 첫 80점대 추정
수학 나형·영어도 작년보다 어려워
[ 구은서/조아란 기자 ]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진 15일 오전 7시. 서울교육청 제13지구 13시험장인 서울 여의도여고 앞은 수험생을 응원하기 위해 새벽부터 나온 교사와 후배들로 붐볐다. 수험생들이 교문을 통과할 때마다 박수가 쏟아졌다. 책가방을 멘 채 담요와 도시락이 담긴 종이가방을 든 수험생들은 “파이팅!”을 외치거나 포옹을 하며 긴장된 마음을 달랬다. “내 안에 답이 있다” “대학 합격, 너야 너” 등의 응원 피켓 앞에 잠시 멈춰 심호흡을 하기도 했다.
선유고 2학년 차동주 군(17) 등 선유고 학생회 7명은 직접 제작한 피켓을 들고 나와 수험생 선배들을 응원했다. 차군은 “내년의 내 모습이라 생각하니 너무 떨린다”며 “선배들이 떨지 않고 실력을 발휘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수험생을 격려하기 위해 여의도여고를 찾은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오늘이 학생들에게는 인생에서 가장 긴 하루일 것”이라고 말했다.
‘지각 막아라’…순찰차 2224대 투입
2019학년도 수능은 전국 86개 시험지구 1190개 시험장에서 일제히 치러졌다. 총 53만6107명이 1교시 국어영역에 응시했다. 59만2229명 중 5만6122명이 1교시를 치르지 않아 9.48%의 결시율을 보였다. 전년(9.46%)과 비슷한 수준이다.
전날 예비소집을 했지만 올해도 시험장을 헷갈리거나 수험표를 두고 와 경찰에 도움을 요청한 수험생이 속출했다. 서울 강남구 현대고에 배정받은 한 수험생은 시험장을 압구정고로 잘못 알고 갔다가 경찰에 긴급 수송을 요청했다. 부산에서는 한 수험생 어머니가 자녀와 자녀 친구까지 수험생 2명을 태우고 시험장으로 향하다 고속도로에 잘못 진입하는 바람에 순찰차가 긴급 출동하기도 했다.
난이도 작년보다 높아졌다
입시 전문 기관들은 수능 매 교시가 끝날 때마다 난이도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1, 2교시가 끝났을 때만 해도 “작년 수능과 난이도가 비슷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작년보다 어려웠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렸다. 핵심 원인은 1교시 국어영역 때문이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현 수능 체제가 도입된 2005학년도 이후 국어영역 1등급 커트라인을 80점대로 추정하기는 처음”이라며 “수험생들이 최악의 ‘멘탈 붕괴’를 경험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현대소설과 시나리오를 엮어 낸 문학 영역 복합지문과 서양 천문학의 과학적 설명과 중국 천문학의 철학적 설명을 융합한 과학지문 등이 등장하면서 수험생들이 정답을 찾는 데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날 오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어영역이 학교 수업과 너무 거리가 먼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수능출제위원장을 문책해달라”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3교시 결시율이 10.41%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도 국어 시험이 지나치게 어려웠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영어영역도 지난해보다 어려워 변별력이 높아질 것이라는 평가다. 유성호 인천 숭덕여고 영어과 교사는 “올해 영어영역은 작년 수능보다는 어려웠고,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이라며 “수험생 입장에서 처음 보는 유형이나 아주 어려운 문제가 사라졌지만 매우 쉬운 문제도 찾아보기 힘들어 절대평가 등급별 변별력을 갖췄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수학영역의 경우 가형(이과)은 지난해와 대동소이했지만 나형(문과)은 더 어려웠다는 분석이다. 조만기 경기 판곡고 수학과 교사는 “가형(이과)에서는 21·29·30번 세 문항이, 나형(문과)에서는 20·21·29·30번 네 문항이 학생들에게 다소 낯선 유형이라 고난도”라며 “1~3등급을 가를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구은서/조아란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