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북측 방문단 리종혁(가운데) 아태위 부위원장이 오찬을 위해 이재명(왼쪽에서 세 번째) 경기지사와 굿모닝 하우스로 들어가고 있다. 경기도 제공
경기도를 방문한 리종혁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 등 북한 대표단 5명은 15일 오후 화성시의 경기도농업기술원을 시찰했다. 방문단은 1시간 20분 동안 첨단온실 등을 둘러보고 질의·응답 시간을 갖기도 했다.
앞서 북측 방문단은 오전에는 첨단기업이 밀집한 성남 판교 1, 2테크노밸리 내의 스타트업 캠퍼스, 기업지원허브 등도 시찰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현장에서 이들을 맞았다.
이 지사는 "반갑습니다. 먼길 오느라 고생이 많으셨다"라고 인사를 건넸다. 리 부위원장은 방명록에 "더 높이, 더 멀리 도약하고 비상하게 민족의 슬기와 재주를 만방에 펼치다"라고 적은 뒤 기업지원허브로 들어가 이 지사와 30분간 환담했다.
이 지사와 리 부위원장 일행은 경기도가 개발을 지원하고 있는 자율주행차 '제로 셔틀'을 시승했다. 이들 일행은 제로 셔틀을 타고 다음 시찰 장소인 제1테크노밸리 내 스타트업캠퍼스까지 약 10분여간 이동했다.
리 부위원장은 시승 후 기자들에게 "(자율주행차가 아직) 시험단계니까 우리가 '실험동물'이 된 셈"이라고 농담해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했다.
스타트업캠퍼스는 스타트업 창업자 발굴 및 지원과 교육을 통한 지원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설립됐다. 리 부위원장은 이 지사의 안내를 받아 관련 설명을 들으며 캠퍼스를 둘러봤다.
북측 방문단은 오전 시찰을 끝내고 수원 매산로의 ‘굿모닝 하우스’에서 오찬을 즐겼다. 굿모닝 하우스는 과거 경기도지사의 관사로 사용되던 곳이다.
오찬 메뉴로는 명란무만두, 새우관자어선, 돼지안심냉채, 장단사과샐러드, 장단사과닭찜 등과 함께 장단콩물타락죽이 올랐다.
이날 주 메뉴의 원료인 장단콩은 옛 장단군의 일부인 파주시 장단면 일대에서 생산되는 농특산물이다. 장단군은 파주와 개성 중간에 있던 지역으로 지금은 휴전선을 경계로 남쪽은 파주시 장단면, 북쪽은 황해도 장풍군으로 나뉘면서 분단의 상징 지역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도는 예전에 장단군의 인삼은 개성인삼으로 팔렸으며, 현재 남측 민통선 내 인삼이 개성인삼의 명성을 이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찬에서는 이 지사가 리 부위원장의 부친 이기영 작가가 쓴 ‘고향’이란 소설을 선물하기도 했다. 리 부위원장의 부친은 월북 작가다.
한편 경기도는 아태평화교류협회와 함께 오는 16일 엠블호텔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의 평화번영을 위한 국제대회' 에 북측 대표단 7명을 초청했다. 7명 가운데 김성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실장과 김춘순 연구원 등 2명은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전날 불참을 통보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