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마다 홈런 '쾅쾅'…SK, 13회 혈투 끝 승리

입력 2018-11-13 00:28
8년 만에 한국시리즈 우승

최정, 9회 초 극적인 동점포
한동민, 13회 역전포 '쐐기'
힐만 외국인 감독 첫 트로피

정규리그 압도적 1위 두산
2년 연속 한국시리즈서 눈물


[ 조희찬 기자 ]
2018 신한은행 마이카 KBO 한국시리즈(KS·7전 4승제) 6차전이 열린 12일 서울 잠실야구장. 3-4로 뒤지던 SK 와이번스의 9회초 2사 상황, 타석에 들어선 건 KBO를 대표하는 SK의 간판 타자 최정(31)이었다. 두산 베어스가 ‘에이스’ 외국인 투수 조쉬 린드블럼(31)을 마무리 투수로 내세우며 승리에 대한 의지를 불태우는 상황에서 최정이 2볼-2스트라이크 불리한 볼 카운트에 몰렸다. 최정이 린드블럼의 5구째 공을 파울로 걷어내자 관중석은 물론 벤치에서도 탄성이 터졌다.

대망의 6구. 시속 131㎞로 날아온 포크볼을 최정이 배트 한가운데 정확히 맞혔다. 타구는 쭉쭉 뻗어가더니 멀디먼 잠실의 왼쪽 담장을 훌쩍 넘어갔다. 이번 시리즈의 첫 홈런이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홈런군단의 진가가 발휘되는 순간이었다.

결승점 역시 홈런이었다. 13회까지 이어진 연장 승부에서 이번에는 한동민(29)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한동민은 양 팀이 4-4로 맞서던 13회초 2사에서 교체된 투수 유희관(32)의 초구를 노려쳐 우중간 담장을 완벽히 넘기는 대형 홈런을 터뜨렸다. ‘홈런군단’다운 마무리였다.


SK는 이날 열린 두산과의 맞대결에서 연장 접전 끝에 9회초 터진 최정의 동점 홈런과 13회초 나온 한동민의 결승 솔로포를 앞세워 5-4로 승리했다. SK는 시리즈 전적 4승 2패로 두산을 누르며 2010년 이후 8년 만이자 통산 네 번째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SK는 정규시즌에서 2위를 차지했고 플레이오프에서 넥센 히어로즈를 3승 2패로 누른 뒤 한국시리즈에 진출, 정규리그 1위 두산마저 꺾으며 정상에 섰다. 정규리그에서 93승 51패(64.5%)라는 압도적 승률로 1위를 차지했던 두산 베어스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패하는 아픔을 겪었다.

트레이 힐만 SK 감독(55)은 KBO리그 역사상 외국인 감독 최초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하며 새 역사를 썼다. 올해로 SK와 2년 계약이 끝나고 연장 계약을 포기한 힐만 감독은 최고의 선물과 함께 모국인 미국으로 돌아가게 됐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