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제품이 명품…韓 기업도 탄소중립성에 관심 가져야"

입력 2018-11-12 19:09
안드레아 보라뇨 伊 알칸타라 회장

"알칸타라 제품은 탄소중립성 지킨
친환경 소재…명품 대접 받는 이유"


[ 이우상 기자 ] “같은 품질이라면 친환경제품을 명품으로 인정해주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한국 기업도 이를 인식하고 하루빨리 뛰어들어야 한다.”

이탈리아 고기능성 섬유기업인 알칸타라 S.p.A의 안드레아 보라뇨 회장(68·사진)은 12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이같이 말했다. 이탈리아 제노바대에서 화학공학을 전공한 보라뇨 회장은 1990년 알칸타라에 입사한 뒤 2004년 대표이사가 됐고 2006년 회장직에 올랐다.

1972년 이탈리아에서 설립된 알칸타라는 40여 년 만에 프라다 같은 ‘이탈리아 명품’ 반열에 올랐다. 알칸타라가 제조하는 합성섬유는 고급 천연가죽을 제치고 람보르기니 등 슈퍼카 브랜드와 벤틀리 등 럭셔리 자동차 브랜드의 시트 및 내장재로 쓰이고 있다. 내수성이 우수해 땀과 오염에 강하고, 내열성이 뛰어나 고성능 자동차 내장재로 인기다. 국내 자동차 제조사도 알칸타라 소재를 사용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 5월 기아자동차가 알칸타라 내장재를 쓴 스팅어 모델을 출시했다. 내년과 2020년에는 현대자동차가 알칸타라 소재를 내장재로 쓴 모델을 내놓을 예정이다.

보라뇨 회장은 “알칸타라가 명품 대접을 받는 이유는 기능과 디자인만 뛰어나서가 아니라 탄소중립성을 지키는 친환경 소재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탄소중립성은 생산과 배송 과정에서 배출한 이산화탄소를 풍력발전소 투자 등을 통해 상쇄하는 것을 말한다. 그는 “탄소중립성은 기후 변화를 막기 위한 필수 조치일 뿐 아니라 사업성 또한 우수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알칸타라는 생산과 배송 공정에서 이산화탄소 4만3296t을 배출했다.

그는 “연구개발(R&D)을 통해 생산 과정에서 나오는 이산화탄소를 30% 이상 줄이는 등의 노력을 하고 있지만 현대 기술로는 탄소배출량을 0으로 만들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신 알칸타라는 인도와 중국의 풍력 및 태양광 발전에 투자해 4만3296t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하는 효과를 얻었다. 알칸타라는 2009년부터 9년 연속 탄소중립성을 유지하고 있다.

그는 “경제의 핵심 동력은 ‘탈탄소화’가 될 것”이라며 “하루라도 더 빨리 투자하는 기업이 환경도 지키고 돈도 더 벌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