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이 있는 아침] 마사초의 '성 삼위일체'

입력 2018-11-12 18:23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 김경갑 기자 ] 이탈리아 화가 마사초(토마소 디 조반니·1401~1428)는 스물일곱의 나이에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지만 그의 작품 ‘두 명의 기증자와 사도 요한과 성모 마리아와 함께 있는 성 삼위일체’는 아직도 교과서 같은 그림으로 남아 있다. 건축가 브루넬레스키가 발견한 원근법 원리를 적용한 최초의 그림이기 때문이다.

‘감성의 꽃’이라 불리는 미술에 수학 원리가 처음 적용된 ‘성 삼위일체’는 마사초가 1428년 피렌체의 산타 마리아 노벨라 왼쪽 벽면에 프레스코 기법으로 완성한 작품이다.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 양옆에 서 있는 마리아와 성 요한,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는 성부, 그림을 기증한 부부를 원근법과 명암법으로 묵직하게 잡아냈다. 성부의 머리 위쪽에 모든 선이 하나로 연결되는 소실점이 있다.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를 들어 올리는 성부의 모습을 더 입체적으로 보이도록 하기 위해 빛과 색조의 효과를 십분 활용했다. 전체적인 화면은 고대 로마의 영향을 받은 개선문의 아치 구조를 하고 있다. 당시 사람들은 벽화가 너무나 입체적으로 보여 마사초가 교회 벽에 구멍을 냈다고 생각했다.

미켈란젤로는 이 그림에서 영향을 받아 로마 시스티나 성당 천장에 세계 최대의 벽화 ‘천지창조’를 그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