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때만 되면 잘 팔리는 음료 '데자와'…왜?

입력 2018-11-12 14:55
수정 2018-11-12 15:49

데자와, '서울대 음료'로 수험생들 입소문
'氣 받자'며 수능 앞두고 10월 매출 반짝 올라
"홍차 베이스로 카페인 함량 높아 집중에 도움"


오는 15일은 201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열리는 날이다. 수능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예민해진 수험생들 사이에서는 벌써부터 'OOO을 먹어야 소화가 잘 된다', '△△△은 집중력에 도움이 된다' 같은 팁들을 SNS와 온라인 게시판 상에서 공유하고 있다.

이 가운데 수능 때만 되면 매출이 오르는 음료가 있다. 동아오츠카에서 만드는 밀크티 음료 '데자와'다. 1997년에 발매한 이 제품은 서울대 학내 매출이 다른 매장보다 월등히 많아 이른바 '서울대 음료'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수험생들이 자주가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데자와 먹고 기(氣)를 받자(?)'는 독려 글도 이맘때쯤 자주 보이는 게시물이다.

12일 동아오츠카에 따르면 데자와의 매출은 수능을 앞둔 10월에 유독 상승한다. 지난달 데자와 매출은 직전 월인 9월 대비 33% 증가했다. 지난해 10월에도 데자와 매출은 직전 달 대비 17% 올랐다.

동아오츠카가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대학별 데자와 판매액을 분석한 결과 서울대가 2779만원으로 1위를 기록했다. 2위는 연세대(2763만원), 3위 세종대(2674만원), 4위 숙명여대(2196만원), 5위 이화여대(2081만원)였다.

서울대 생활협동조합의 자체 조사 결과에서도 데자와는 캠퍼스 내 전체 매점과 편의점, 자판기 등에서 판매되는 일반 캔 음료수 중 가장 인기가 많았다. 동아오츠카 관계자는 "서울대에서 유독 데자와 인기가 많은 이유에 대해 아직 정확히 밝혀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대생들은 왜 데자와를 즐겨 마시는 걸까? 한 서울대생에 따르면 공부량과 관계가 깊다. 데자와는 기본적으로 홍차 베이스인데 카페인 함량이 높아 밤을 새워 공부할 때나 집중력이 필요할 때 자주 찾는다는 것이다. 실제 데자와 240mL 한 캔에 함유된 카페인 양은 55mg으로 롯데칠성음료의 대표 카페인 음료인 핫식스의 60mg과 비슷한 수준이다. 유사한 양의 카페인을 섭취해야 한다면 탄산이나 커피보다 부드러운 데자와에 대한 선호도가 높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는 지형적 요인이다. 서울대는 남쪽으로 관악산을 등지고 있어 일조량이 적고 고지대에 위치해 있다. 학생들이 수업을 듣기 위해 언덕을 올라야 할 때가 많은데 데자와는 온장·냉장 모두에 어울리는 음료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겨울에는 온장고에 보관했다가 따뜻하게 마시면서 언덕을 오르고, 여름에는 시원한 상태로 뒀다가 목을 축인다는 것이다.

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