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 줄었지만 음주 늘었다…한국인 건강 '적신호'

입력 2018-11-11 13:52
지난해 19세 이상 성인 월간음주율 62.1%
반면 흡연율은 지난해보다 1.6% 감소
"흡연·음주에 따른 만성질환 예방 중요"




우리나라 흡연 지표는 개선됐지만, 월간 음주율은 계속해서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우리나라 성인 남자 2명 중 1명, 여자 4명 중 1명은 월 1회 이상 폭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11일 이런 내용을 담은 '2017년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건강검진 결과와 면접을 통해 얻은 전국 4416가구, 1만명의 건강 수준 분석 결과다.

우리나라 국민의 음주 행태는 계속 악화하고 있다. 지난해 19세 이상 성인의 월간음주율(최근 1년 동안 한 달에 1회 이상 음주)은 62.1%(남자 74.0%, 여자 50.5%)로 2005년 조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높았다. 여자 월간음주율도 지속해서 증가해 지난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고위험 음주율(1회 평균 음주량이 남자 7잔, 여자 5잔 이상이고 주 2회 이상 음주)도 전년보다 0.4%포인트 증가한 14.2%(남자 21.0%, 여자 7.2%)였다.

월간폭음률(최근 1년 동안 월 1회 이상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자 7잔 또는 맥주 5캔, 여자 5잔 또는 맥주 3캔 이상 음주)은 39.0%(남자 52.7%, 여자 25.0%)에 달했다.

연령별 폭음률을 보면, 남자는 20대(54.8%), 30대(57.9%), 40대(59.1%)가 모두 50% 이상이었고, 여자는 20대(45.9%)가 압도적으로 높았다.

19세 이상 흡연율(평생 담배 5갑 이상 피웠고 현재 담배를 피움)은 22.3%로 전년보다 1.6%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조사가 시작된 1998년 이래 최저치다.

국내 흡연율은 1998년 35.1%에서 점점 하락해 2014년 24.2%로 떨어졌고, 2015년 1월 담뱃값 2천원 인상의 영향으로 그해 22.6%까지 하락했다. 2016년 23.9%로 반등했다가 지난해 다시 떨어진 것이다.

남성 흡연율은 전년보다 2.6% 하락한 38.1%로 역시 역대 최저치다. 여성 흡연율은 6.0%로 전년보다 0.4%포인트 떨어졌다.

질병관리본부는 "해외 사례를 보면 담뱃값이 인상되면 그 충격으로 흡연율이 내려갔다가 다시 살짝 올라간 후 안정적인 추세를 찾아간다"며 "이번 흡연율 하락은 담뱃값 인상 요인과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소매점에 깔린 흡연경고 그림 효과가 더해진 결과로 본다"고 설명했다.

비흡연자의 간접흡연 노출률은 직장 실내 12.7%, 가정 실내 4.7%, 공공장소 실내 21.1%로 전년보다 모두 낮아졌다. 전자담배 사용률은 2.7%로 전년보다 0.4%포인트 높았다.

지난해 성인 비만 유병률(체질량지수 25 이상)은 34.1%로 전년보다 0.7%포인트 떨어졌다. 남자는 5명 중 2명(41.6%), 여자는 4명 중 1명(25.6%)이 비만이었다.

만 30세 이상의 비만율은 35.5%(남자 42.4%, 여자 27.7%)였다. 남성 비만율은 30대가 46.7%로 가장 높았고, 그 뒤로 40대(44.7%), 50대(44.3%)였다.

고콜레스테롤혈증 유병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해 지난해 20%를 넘어섰다. 30세 이상의 유병률은 21.5%(남자 20.0%, 여자 22.6%)였고, 여자 50대(31.7%), 60대(41.4%), 70대 이상(42.6%)이 특히 높았다.

30세 이상 고혈압 유병률은 26.9%(남자 32.3%, 여자 21.3%), 당뇨병 유병률은 10.4%(남자 12.4%, 여자 8.4%)였다. 40세 이상의 폐쇄성폐질환 유병률은 11.6%였다.

40세 이상의 주요 안질환 유병률은 나이 관련 황반변성 13.4%, 녹내장 3.4%, 당뇨망막병증(당뇨병 유병자) 19.6% 수준이었다.

그러나 본인에게 안질환이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3.5%(나이 관련 황반변성), 25.8%(녹내장)로 매우 낮았고, 당뇨병 유병자 중 합병증 확인을 위해 안저검사를 받아본 사람도 23.5%에 불과했다.

유산소 신체활동(1주일에 중강도 신체활동을 2시간 30분 이상 혹은 고강도 신체활동을 1시간 15분 이상 실천) 실천자는 2명 중 1명(남자 50.6%, 여자 46.6%)으로 최근 3년간 계속 감소 추세다.

주관적 건강 인지율(평소 건강이 '매우 좋다' 혹은 '좋다'고 생각)은 29.2%, 스트레스 인지율(평소 스트레스를 '대단히 많이' 또는 '많이' 느낌)은 30.6%였다.

권준욱 보건복지부 건강정책국장은 "만성질환으로 인한 사회적 부담이 늘어나고 있어, 비만, 흡연, 음주 등 건강위험행태 개선을 통한 만성질환 예방 노력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 차원의 비만관리대책을 적극적으로 이행하는 한편 금연구역 확대, 담배 광고·판촉행위 규제 등 비가격 금연정책과 절주대책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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