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硏, 32곳 조사
[ 박상용 기자 ] 한국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국가산업단지가 침체에 빠졌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지난 5년간 생산, 수출, 가동률 등 실적 지표가 일제히 떨어졌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8일 ‘국가산업단지(국가산단) 실적 분석’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국가산단의 지난해 총생산은 539조원으로 2012년(616조원) 이후 연평균 2.6% 감소했다”고 발표했다. 업체당 생산액도 같은 기간 129억5000만원에서 108억5000만원으로 연평균 3.5% 줄었다. 국가산단에 입주한 업체가 5년 새 4만7553개에서 4만9633개로 2000개 이상 늘었는데도 총생산 규모는 감소했다. 한경연의 이번 보고서는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주요 국가산업단지 산업동향’ 자료를 바탕으로 2012년 이후 국가산단의 실적 지표를 분석한 것이다. 조사 대상은 44개 국가산단 가운데 한국산업단지공단이 관리하는 32곳이다.
수출액도 같은 기간 2294억달러에서 1910억달러로 연평균 3.6% 줄었다. 업체당 수출액도 482만달러에서 385만달러로 감소했다. 한국의 전체 수출액이 2012년 5479억달러에서 지난해 5737억달러로 5% 가까이 증가한 것과 대조된다.
가동률도 점점 떨어지고 있다. 올해 상반기 국가산단 내 제조업체의 평균 가동률은 79.3%로 5년 전인 2012년(84.7%)보다 5.4%포인트 낮아졌다. 고용에도 비상등이 켜졌다. 국가산단의 지난 6월 기준 고용인원은 102만3000명이었다. 2015년(111만9000명)에 비해 10만 명 가까이 줄었다. 한경연 관계자는 “국가산단에 입주한 업체들이 생산과 수출 감소로 점점 영세화하고 있다”며 “산단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정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