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글과컴퓨터, 오피스 SW 공공기관 점유율 30%…M&A로 사업 다각화 나섰다

입력 2018-11-08 17:08
수정 2018-11-08 17:12
Cover Story

한글과컴퓨터 강점 분석 - 이병화 KB증권 연구원

높은 호환성과 가격·기술 경쟁력 기반
61분기 연속 흑자…영업이익률 30%대

아마존 손잡고 웹오피스 협업
클라우드 발판으로 해외진출 가속


한글과컴퓨터는 오피스 소프트웨어와 모바일솔루션 개발 및 판매 전문 기업이다. 1990년 설립 이후 PC, 모바일, 웹에 최적화된 오피스 소프트웨어를 국내 공공기관과 개인 고객에게 공급하고 있다. 넷피스24 출시를 통해 클라우드 기반의 웹오피스까지 제품군을 확대하는 등 한컴은 오피스 시장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오피스 소프트웨어의 전체 제품군을 보유한 회사는 마이크로소프트(MS)를 제외하면 한컴이 유일하다. 작년 7월 개인용 안전장비기업인 산청 인수합병 이후 개인보호장비 사업이 연결 실적에 반영되고 있다. 매출 비중은 올해 상반기 기준으로 오피스 소프트웨어 52.9%, 제조 및 기타 38.1%로 구성돼 있다.

한컴은 국내 공공기관이라는 안정적인 수요처를 바탕으로 소프트웨어 시장의 저변을 확대해왔다. 한컴 제품은 소프트웨어 간 호환성이 높다. 즉 한컴 소프트웨어 패키지 사용 시 경쟁사 소프트웨어를 별도로 구입할 필요가 없기에 예산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가격경쟁력에 소프트웨어 호환성 등 기술경쟁력이 더해져 공공기관의 시장점유율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공공기관을 포함한 국내 시장점유율은 30% 수준으로 파악된다. 또한 단품에서 단가가 높은 패키지로 주력 제품이 변화하는 점도 긍정적이다. 작년 경기교육청을 시작으로 올해 상반기 10개 교육청에 추가로 소프트웨어 패키지를 공급하고 있다.

안정적인 실적과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전략적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업도 다각화하고 있다. 2014년 한컴MDS를 인수해 소프트웨어 시장 저변을 확대했고 계열사들을 통해 인공지능(AI·한컴인터프리), 사물인터넷(IoT·한컴MDS), 스마트시티(한컴GMD), 블록체인(한컴시큐어) 등 소프트웨어 밸류체인을 구축하고 있다. 공공기관은 정부 3.0 클라우드 대응 강화로 시장 경쟁력을 유지하는 한편, 삼성전자 Dex와 모바일오피스의 경쟁력을 기반으로 기업 및 개인시장의 점유율 상승도 기대된다. 산청의 안전장비부문과 소프트웨어 기술이 결합된 고부가가치 제품 출시도 기대된다. IoT 웨어러블, AR·VR 기술이 융합된 안전장비를 출시하면 기존 군사·소방 시장에서 산업용 및 컨슈머로 시장 확대도 가능하다.

글로벌 시장에서 마이크로소프트 운영체제(OS) 윈도와 연계된 MS오피스의 아성을 뛰어넘기는 쉽지 않다. 한컴 역시 국내 공공기관 시장을 제외하면 MS와 경쟁 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시장이 전무하다. 그러나 달리 생각해보면 국내 공공기관 시장에서 MS와 경쟁구도를 형성하고 오피스 소프트웨어 시장에서 생존한 것 자체가 경쟁력이다.

공공기관 시장 점유율 상승과 경쟁력 강화는 61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 기록과 30% 이상의 높은 영업이익률로 증명되고 있다. 또한 한컴은 후발주자로서 MS와 동등한 제품 라인업을 구축했고, 시장을 확대할 발판을 마련했다.

오피스 소프트웨어는 기존 PC에서 모바일과 웹까지 시장이 확장되고 있다. 최근에는 4차 산업혁명과 5G(5세대) 시대의 핵심 아이콘인 클라우드까지 시장이 확대됐다. 클라우드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문서 사용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됐다. 오피스 시장도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MS의 클라우드 시장 진출이다. OS와 오피스 시장보다 클라우드 시장의 성장 잠재력을 더 크게 본 전략적 판단이다.

클라우드 시장의 개화는 한컴에 새로운 기회가 되고 있다. MS 경쟁 업체들이 클라우드 생태계의 주요 도구인 오피스 소프트웨어에 경쟁사 제품을 배제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한컴은 지난 6월 아마존에 AWS 웹오피스 공급을 시작으로 국내에서 해외로 시장 다변화에 성공했다. 클라우드 시장이 성장할수록 한컴과 협력을 원하는 해외 고객사는 증가할 것이다.

한컴은 2018년 실적 컨센서스 기준으로 주가수익비율(PER) 9.8배에서 거래되고 있다. 산청 인수합병 이후 안전장비사업의 실적 반영 효과로, 과거 5년 평균 PER 23.3배 대비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이 높아졌다.

아마존 AWS 등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진출에 따른 가시적 성과 확인, 2019년 상반기 산청의 기업공개(IPO) 추진 등으로 밸류에이션이 재차 상승할지 주목된다.

bh.yi@kbf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