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보형 기자 ] 방산비리 수사 등 사정기관의 압박과 낮은 영업이익률 탓에 삼성과 두산 등 대기업들이 잇따라 방위산업에서 철수하고 있지만, 여전히 방산 업을 강화하는 업체도 적지 않다. 화학과 함께 방산을 그룹의 핵심 축으로 삼고 인수합병(M&A)을 통해 사세를 키워가고 있는 한화와 국내 최대 항공 방산 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정보기술(IT)을 결합한 첨단 무기를 제조하는 LIG넥스원 등이 대표적이다.
한화는 2015년부터 한화테크윈(옛 삼성테크윈)과 한화시스템(옛 삼성탈레스), 한화디펜스(옛 두산DST) 등을 차례로 인수했다. 한화 방산부문은 2025년까지 매출 12조원과 영업이익 1조원을 달성해 ‘글로벌 톱10’ 방산 기업으로 진입한다는 목표다. (주)한화는 국산 무기의 첨단화를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전력화하고 있는 230㎜ 다연장 로켓 천무는 군에서 운용하는 지상 화력 무기 중 사거리와 정확도가 가장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한화지상방산은 국산 명품 무기로 꼽히는 K-9 자주포를 노르웨이 등 유럽 선진국에 수출하고 있다. 누적 수출액은 1조6000억원에 달한다. 국산 지상무기 체계로는 역대 최대 수출실적이다.
KAI는 초음속 고등훈련기 T-50과 경공격기 FA-50, 다목적 기동헬기 수리온 등을 개발하며 항공 방위산업을 키우고 있다. T-50은 세계 7개국에 4조원어치가 수출됐다. KAI는 한국형전투기(KF-X)와 소형무장·민수헬기(LAH·LCH) 개발 등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LIG넥스원은 정밀 유도무기를 비롯한 각종 레이더와 센서 등을 개발해왔다. 보병용 중거리유도무기 ‘현궁’, 소형 고속함정의 위협에 대응하는 해안방어용 유도무기체계인 2.75인치 유도로켓 ‘비궁’ 등의 개발에 참여했다.
글로벌 소구경 화기 제조업체 S&T모티브는 자주국방의 효시로 꼽힌다. 1973년 국방부 조병창으로 출발해 완전 국산화한 방산 물자로 소총을 개발하고 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