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찬영 뉴로벤티 대표
현재 치료법은 행동·인지치료뿐
AI·빅데이터 등 활용해 연구
내년 말 임상 1상 계획
[ 임유 기자 ] “자폐증은 아직 치료제가 없는 정신질환입니다. 개발에 속도를 내 시장을 선점할 겁니다.”
신찬영 뉴로벤티 대표(사진)는 “자폐증 치료법은 행동치료와 인지치료뿐인데 환자가 갈수록 늘면서 치료제 개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대표는 서울대에서 신경약리학 연구로 박사 학위를 받고 2006년부터 건국대 의대 교수로 근무하고 있다. 6년 전 동물실험에서 자폐증 치료 가능성을 확인한 뒤 본격적인 신약 개발을 위해 2015년 창업했다.
자폐증 유병률은 세계적으로 높아지는 추세다. 미국은 환자가 약 350만 명, 치료비로 매년 68조원을 쓰고 있다. 한국도 환자가 매년 9%씩 늘어 2016년 기준 8517명에 달했다.
이 회사는 신경계 기능이 지나치게 흥분하거나 억눌리면 자폐증이 나타나는 원리를 바탕으로 치료제를 개발 중이다. 신경 전달물질을 조절하는 단백질인 ‘내재성 iGluR’이 활성화하는 것을 막으면 자폐증을 완화할 수 있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을 통해 발견했다. 신 대표는 “내재성 iGluR의 활성화를 막는 약물을 실험 동물에게 투여했더니 사회적 상호작용이 활발해지고 상동행동(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증상)이 사라졌다”며 “자폐증의 30%를 차지하는 흥분성 환자에게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로슈, 노바티스 등 다국적 제약사들도 자폐증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지만 진척이 더디다. 그는 “자폐증과 관련된 유전자 1000여 개와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며 “정신질환이라 실험동물과 인간의 간극이 크다는 점도 치료제 개발이 어려운 이유”라고 설명했다.
뉴로벤티는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최신 기술을 활용해 환자군을 분류하고 비중이 큰 유형에 특화한 연구와 임상을 하고 있다. 올해 말 독성시험을 마치고 이르면 내년 말 임상 1상에 들어갈 계획이다.
뉴로벤티는 천연물 유래 물질로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치료제도 개발하고 있다. 기존 치료제는 환자의 25~30%에는 효과가 없고 수면장애, 식욕 부진, 약물 중독 등 부작용이 크다는 단점이 있다. 신 대표는 “천연물 500여 종 가운데 선별한 3종으로 ADHD 치료제뿐만 아니라 증상을 완화하면서도 장기간 복용할 수 있는 건강기능 식품을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