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방 건강상식] “추운날 입 돌아간다?”…’구안와사’ 환자 매년 증가세

입력 2018-11-05 09:14
일산자생한방병원 김창연 병원장


한 번쯤 ’추운 데서 자면 입 돌아간다’는 말을 들어본 적 있을 것이다. 이 말은 구안와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말 중 하나다.

구안와사의 원인으로는 추운 날씨와 피로, 면역력 저하 등을 꼽을 수 있다. 흔히 안면신경마비라고 불리는 구안와사는 외관상 입과 눈이 비뚤어지는 게 특징이다.

과거에는 노인성 질환이라는 인식이 있었으나 최근에는 과로와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면역력 저하로 전연령대에서 발병하고 있다.

구안와사 환자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구안와사 환자는 지난 2013년 6만7159명에서 2017년 8만1964명으로 5년새 약 22% 증가했다. 이는 스트레스에서 자유롭지 못한 현대인들이 구안와사에 노출됐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구안와사의 증상은 근육 기능 저하다. 얼굴 변형 이외에도 이마에 주름을 잡기 어렵거나 눈 감기, 입 꼬리 올리기, 코 찡그리기 등도 어려워진다. 특히 안면 근육을 제대로 움직이지 못해 물을 마시거나 음식을 섭취할 때 마비된 쪽으로 음식물이 새어 나오는 경우도 많다.

간혹 중풍으로 인한 안면마비와 구안와사를 혼동하는 이들이 있다. 이럴 때는 증상을 통해 두 질환을 구분할 수 있다. 중풍은 구안와사와 달리 이마에 주름을 잡을 수 있고, 눈도 감을 수 있다.

구안와사는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회복이 늦어질 경우 얼굴 변형이 회복되지 않는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 따라서 초기 증상이 있을 때 적절한 치료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방에서는 침치료, 뜸치료 등으로 구안와사를 치료한다. 침치료의 경우 인체의 기혈 순환을 조절하며 안면부의 손상된 신경과 근육기능의 회복을 돕는다. 뜸치료는 안면의 찬 기운을 몰아내고, 환부의 혈액순환을 촉진해 부종으로 인한 신경압박을 줄여 구안와사를 치료한다.

구안와사가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환부를 차가운 곳에 노출하거나 찬바람을 쐬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또 과로와 스트레스를 최대한 피하고 면역력이 저하를 막기 위해 충분한 수면과 영양섭취가 필요하다.

구안와사 환자는 눈을 감기가 어려워 눈이 쉽게 건조해질 수 있으니 생리식염수, 인공눈물 등으로 눈을 촉촉하게 해줘야 한다. 환부의 혈액순환을 개선하기 위한 마사지와 찜질도 구안와사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