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투자는 5일 국제 유가에 대해 원유 공급 확대 전망에 비춰 당분간 하향 안정세를 나타낼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김훈길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국제 유가가 당분간 하락 압박에 더 크게 노출된 것으로 보이지만 일방적 하락장세는 진정될 전망"이라며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기준으로 당분간 배럴당 60달러 초중반대에서 등락할 것"이라고 밝혔다.
WTI는 10월 초 배럴당 76달러를 상회, 2014년 11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그러나 10월 2일사우디아라비아의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피살 사건(이하 카슈끄지 사건)이 발생한 데 이어 글로벌 증시 급락이 겹치며 유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달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2월 인도분 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0.55달러(0.9%) 하락한 63.14달러를 기록했다.
김 연구원은 "올 9월부터 이미 공급우위 상태로 전환한 원유시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정부 개입이 의심되는 카슈끄지 사건을 계기로 초과 공급 상황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사건을 원만하게 해결할 수 있다면 시장에 충분한 원유를 공급하겠다는 신호를 보내고 있다"며 "이는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적극적인 증산에 돌입할 것이라는 전망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10월에 접어들며 산유국인 미국의 원유시추장비 가동건수도 다시 상승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이런 여러 사항들을 고려할 때 국제 유가가 당분간 하락 압력에 더 크게 노출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란산 원유 거래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이날부터 시작되고 증시 역시 안정되고 있다는 점에서 일방적 유가 하락이 발생할 상황도 아니다"고 진단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