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자의 망명신청을 불허하는 망명제도 변경 방침을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불법 입국자의 망명신청 불가 제도를 행정 명령으로 내놓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구체적인 행정명령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앞으로 불법 외국인들이 더는 망명신청을 통해 '무료입장권'을 얻지 못할 것"이라며 "망명신청은 합법적인 입국 절차를 거친 경우에만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했다.
1965년 제정된 미 이민·국적법은 모든 이민자는 입국의 합법성과 무관하게 누구나 망명을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불법'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히(totally) 합법적"이라고 반박하면서 "망명 시스템에 대한 고질적인 남용이 우리 이민제도를 조롱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미국으로 향하는 중남미 출신 이민자, 일명 '캐러밴(caravan)'을 겨냥한 것. 이들은 중남미 국가의 폭력, 마약, 가난을 피해 미국으로 망명하려고 이동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불법 캐러밴은 미국에 입국할 수 없다. 돌아가야 한다"면서 "멕시코 접경인 남쪽 국경에 '텐트 도시'를 건설해, 불법적으로 국경을 넘다 적발되면 텐트 안에 가둘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반 난민' 정서는 중간 선거를 앞두고 보수층의 표심을 자극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 경찰을 살해한 멕시코 출신 불법이민자가 등장하는 출처 불명의 선거광고 영상을 올리기도 했다.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일각에서도 인종차별적 선거 전략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지만, 백악관과 트럼프 대통령 측은 누가 이 영상을 만들고 자금을 댔는지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발언할수록 캐러밴 행렬은 더욱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압박하면서 이민자들이 결집하게 된 것.
최대 7000명까지 불었던 1차 캐러밴에 이어 2차 행렬이 나타나더니 지난달 28일 엘살바도르에서 300명 규모의 3차 캐러밴 행렬도 등장했다. 이미 멕시코 진입에 성공한 1차 캐러밴이 미국 국경으로 성큼 다가가며 긴장감을 높이는 가운데, 동참 행렬은 더욱 늘어날 것이란 관측이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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