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디스플레이 스타트업 '로욜'
삼성보다 먼저 세계 첫 폴더블폰 공식 출시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출시를 놓고 경쟁을 벌여온 삼성전자와 중국 화웨이가 세계 ‘최초’ 타이틀을 중국의 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 빼앗겼습니다. 디스플레이 전문 스타트업인 중국 ‘로욜(Royole)’이 세계에서 처음으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공식 출시했기 때문이지요.
로욜은 지난달 31일 베이징 국가회의센터에서 연 글로벌 신제품 발표회에서 세계에서 처음으로 접는 스마트폰 ‘플렉스파이(FlexPai)’를 공개했는데요. 7.8인치 고해상도 화면에 두께는 7.6㎜로 현재 출시된 스마트폰 중 가장 큽니다. 접으면 앞면과 뒷면, 접힌 부분 등에서 세 개의 서로 다른 화면을 볼 수 있는데요. 접힌 부분은 알람 등을 표시하는 데 쓰입니다. 회사 측은 20만번 이상 열고 닫는 움직임을 견딜 수 있는 테스트를 거쳤다고 설명했습니다.
가격은 8999위안(약 147만원)에서 시작하는데요. 메모리 등 사양에 따라 최고급 모델은 1만2999위안(약 212만5000원)으로 책정했습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8-시리즈 칩셋이 장착됐다고 하네요. 제품은 1일부터 예약 판매가 시작됐습니다. 로욜은 중국 소비자들을 위해 세 차례 ‘깜짝 판매’ 이벤트를 펼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소비자들은 12월 하순부터 실제 제품을 손에 넣을 수 있습니다.
공식적으로 접는 스마트폰을 출시한 기업은 로욜이 처음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는데요. 창업한 지 6년 밖에 안 된 스타트업이 삼성전자와 화웨이를 제치고 세계 최초 폴더블폰을 내놓은 것에 많은 업계 전문가들이 놀라움을 표시했습니다. 크리에이티브스트래티지스의 캐롤리나 밀라네시 애널리스트는 “로욜은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뽐낼 권리를 얻었다”며 “들어 보지도 못했던 기업이 이런 성과를 냈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은 오는 7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행사에서 폴더블폰을 공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아직 제품을 판매할 준비는 안 됐다고 BBC는 전했습니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벤처비트는 LG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에서 폴더블폰을 선보일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화웨이도 폴더블폰을 개발하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로욜은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가 있고 생산공장은 중국 광둥성 선전시에 두고 있는 디스플레이 전문 기업입니다. 이 회사가 세계 처음으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출시할 수 있었던 건 디스플레이 패널 제조기업으로 다년 간 축적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기술 덕분이라고 합니다.
플렉스파이에 탑재된 디스플레이는 로욜이 자체 개발해 양산한 ‘찬이 2세대’ 패널이 쓰였습니다. 중국어로 매미란 뜻이지요. 회사 측은 2000여 개의 핵심 기술 지식재산권(IP)을 보유했다고 밝혔습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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