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어피너티·블루런벤처스서 1조원 투자 유치
물류·IT 등에 1.7조원 투자
"온라인이 백화점·마트 넘어설 것"
2023년 매출 10조원 목표
e커머스 기업 M&A도 추진
[ 류시훈 기자 ]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31일 “지금까지 신세계그룹의 성장을 신세계백화점과 이마트가 담당했다면, 앞으로의 성장은 신설되는 온라인 법인이 이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 반포동 JW메리어트호텔에서 신세계그룹과 홍콩계 사모펀드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글로벌 투자회사 블루런벤처스(BRV)가 참여한 가운데 열린 ‘온라인 신설법인 신주 인수 계약 체결식’에서다. 정 부회장은 “핵심 역량을 집중해 온라인 사업을 백화점과 이마트를 능가하는 핵심 유통채널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본지 10월31일자 A1, 23면 참조
온라인법인 계약 체결식엔 정 부회장과 이철주 어피너티 부회장, 윤관 블루런벤처스 대표 등이 참석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어피너티와 블루런벤처스는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사업에 1조원을 투자한다. 온라인 신설법인이 출범할 때 1차로 7000억원, 이후 추가로 3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신세계그룹은 연말까지 신세계와 이마트에서 온라인 사업부를 각각 물적 분할한 뒤 합병해 내년 1분기 온라인 통합법인을 신설한다. 회사명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두 회사는 이날 이사회를 열어 온라인 사업 분할 안건을 의결했으며, 12월엔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분할 계획을 승인할 예정이다. 정 부회장이 올해 초 승부수를 던진 외부 투자 유치가 확정됨에 따라 2023년까지 온라인법인의 매출 10조원을 달성해 e커머스(전자상거래) 업계 1위로 도약한다는 신세계그룹의 계획은 탄력을 받게 됐다.
신세계그룹은 물류 및 배송 인프라와 상품 경쟁력 강화, 정보기술(IT) 향상에 총 1조7000억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특히 온라인 사업의 핵심 경쟁력인 물류 및 배송 인프라를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경기 용인과 김포에 운영하는 대규모 온라인 전용 물류센터를 확대하는 것은 물론 점포 내 운영 중인 온라인 배송 관련 시설도 업그레이드한다.
신세계 관계자는 “투자 유치는 시작일 뿐”이라며 “시장 상황을 봐 가면서 다른 e커머스 기업의 인수합병(M&A)에도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지난 5월 기자들과 만나 “아마존을 뛰어넘는 최첨단 온라인센터를 설립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날 투자 유치 성공은 해외 투자자들이 신세계그룹의 온라인 사업 성장세와 향후 전망을 높이 평가한 결과로 분석된다. 신세계그룹은 2014년 쓱닷컴이라는 플랫폼으로 그룹 내 온라인 사업을 통합한 이후 매년 20~30%씩 매출이 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2조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굿모닝 쓱배송’ 등 업계를 선도하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놨고,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한 장보기 전용 쇼핑몰로서의 경쟁력도 확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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