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인숙 디자인팀장 "아날로그 감성 마케팅 통했죠"

입력 2018-10-31 18:29
문인숙 카카오 멜론 디자인팀장

서울디자인페스티벌 참여
이용자와 오프라인 접점 늘려


[ 전설리 기자 ] 지난해 12월 서울 삼성동 코엑스. 대형 녹색 컨테이너를 관람객들이 에워쌌다. 차가운 컨테이너 안엔 향긋한 허브 정원이 있었다. 정원을 둘러보고 나온 이들은 ‘인생가사’를 적어 컨테이너 외벽에 붙였다. “괜찮을 거야. 파이팅.” 어떤 이는 스스로 다독이는 메시지, 결심을 적었다. 가족과 친구를 응원하는 문구를 쓴 이들도 있었다. 서울디자인페스티벌 멜론 브랜드관(사진)이었다.

문인숙 카카오 멜론 디자인팀장이 이 행사를 기획, 주도했다. 반응은 좋았다. 멜론 브랜드관은 페스티벌 방문자와 방문 반응도 1위에 올랐다. 힐링에 초점을 둔 디자인 마케팅이 통했다. 문 팀장은 “너무 많은 관람객이 몰려 컨테이너가 메시지로 가득 채워졌고, 매일 밤 다음날 행사를 위해 메시지를 떼어내는 게 일이었다”고 말했다.

음악 서비스 멜론을 운영하는 카카오는 올해 대한민국 디자인대상에서 디자인경영대상을 받았다. 2015년부터 시행한 서비스와 브랜드 개편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문 팀장은 “개편 작업을 하며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인터넷, 모바일 서비스 말고는 어디서도 멜론을 접할 수 없었다’는 반응이 많았다”고 했다. 이용자와의 유대를 강화하고 브랜드 충성도와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오프라인 접점을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은 계기였다.

멜론은 삼성전자 현대자동차와 협업해 스마트 냉장고와 자동차 내비게이션에서도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을 활용한 서비스도 도입했다. “아이유 음악 들려줘” “비 올 때 듣는 음악 틀어줘”라고 말하면 관련 음악을 찾아 재생한다. 국내 시장 점유율 60%, 3000만 회원(유료 회원 500만 명)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를 활용했다.

굿즈(goods) 마케팅도 했다. 멜론티켓, 멜론스포츠 등 서비스 이용자에게 페스티벌 굿즈, 스포츠 굿즈 등을 나눠줬다. 페스티벌 굿즈는 록페스티벌에 가는 젊은 이용자층을 겨냥해 내놨다. 가방 안에 돗자리와 간이의자 햇빛가리개 부채 응원타월 등을 넣었다. 문 팀장은 “모두 디자인 경영 활동”이라며 “이런 활동 덕분에 개편 후 약 3년간 멜론 음원 다운로드가 크게 증가했다”고 말했다.

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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