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코픽스…고정금리가 변동보다 낮아졌다

입력 2018-10-31 17:25
금리상승기 역전 현상

변동 기준 코픽스 13개월째↑
고정 기준인 금융채 금리는 하락

우리 0.04%P 국민 0.2%P 격차
"주택대출 고정금리로 갈아탈 만"


[ 안상미 기자 ] 국민·우리·KEB하나 등 주요 시중은행에서 잇따라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코픽스 잔액기준)와 혼합형 금리(5년 고정) 간 역전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금리상승 국면에서 변동금리 산정 기준인 코픽스(자본조달비용지수·잔액기준)는 13개월째 상승한 반면 혼합형 금리의 기준인 금융채 5년물 금리는 꾸준히 하락해서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 주택담보대출 혼합형 금리는 지난 30일 연 3.26~4.26%로, 전날보다 0.04%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코픽스 잔액기준 변동금리(연 3.30~4.30%)보다 낮은 수준이다. 혼합형 금리가 변동금리를 밑돈 것은 2016년 12월 이후 1년10개월 만에 처음이다. 이날도 금융채 5년물 금리가 전날보다 하락해 혼합형 금리는 연 3.24~4.24%로 변동금리보다 0.06%포인트 낮아졌다.

고정금리는 금리 변동에 따른 위험 부담을 은행이 떠안기 때문에 통상 변동금리보다 높은 편이다. 하지만 최근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두드러지면서 5년물 금융채 금리가 지속적으로 떨어진 게 금리가 역전된 원인이라고 우리은행 측은 설명했다. 반면 변동금리형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잔액기준 코픽스가 꾸준히 오름세를 타면서 올 들어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잔액기준 금리는 시중금리를 서서히 반영하는 데다 연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도 있어 일각에서는 변동금리가 연 5% 선을 돌파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은행 여신업계에서는 당분간 고정금리가 변동금리를 밑도는 현상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변동금리와 고정금리 간 역전 현상은 지난 7월 국민은행부터 시작됐다. 현재 국민은행의 고정금리는 연 3.37~4.57%로, 코픽스 잔액기준 금리(연 3.57~4.77%)보다 0.2%포인트 낮다. 지난 10일부터는 KEB하나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변동과 고정금리 수준이 뒤바뀌었다. 혼합형 금리(연 3.02~4.22%)는 현재 변동금리(연 3.23~4.43%)보다 약 0.21%포인트 낮다. KEB하나은행 관계자는 “2016년 6월 이후 첫 역전 현상”이라며 “10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동결한 뒤 장기물 금리는 하락한 반면 단기물 금리가 상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기존에 변동금리(코픽스 잔액기준)를 받고 있는 대출자들이라면 고정금리로 갈아타볼 만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현재 가계대출(9월 말 잔액기준) 가운데 고정금리 대출 비중은 29.8%에 그치고, 70% 이상이 변동금리 대출이다. 한 시중은행 대출담당자는 “당분간 고정금리보다 변동금리가 높은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며 “신규 취급액 기준으론 아직 변동금리가 더 낮지만 현재 금리가 상승 국면인 점을 감안하면 고정금리를 택하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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