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人
고용세습 폭로로 스타 됐지만
"내실있는 의정활동에 만족"
총선 불출마…홍보 일절 안해
[ 박종필 기자 ]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사진)은 국회 국정감사가 끝난 직후인 지난 30일 당 지도부로부터 ‘최우수 국감상’을 받았다. 관례상 ‘논공행상’보다는 모두를 두루 위로하는 당내 시상식이지만 김성태 원내대표가 올해는 굳이 1등을 꼽아 유 의원을 추켜세우며 특급 대우를 했다.
보통의 정치인이었다면 의정활동 성과를 대대적으로 홍보하기 바빴겠지만 유 의원은 단 한 건의 보도자료도 내지 않았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도 올리지 않았다. 유 의원 측 관계자는 “시상식에도 불참할 생각이었지만 원내지도부 입장을 고려해 어쩔 수 없이 갔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이 ‘국감스타’가 된 것은 서울교통공사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재직자의 친인척이 대거 포함된 채용 비리를 가장 먼저 파헤쳤기 때문이다. 유 의원은 그러나 공을 내세우는 대신 김용태 사무총장 등 당 지도부에 전권을 일임했다. 관련 기자회견에도 일절 나타나지 않았다. 사립유치원 비리를 폭로한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공개 토론회와 기자회견에 직접 나와 자신의 이름을 딴 ‘박용진법’(유치원 비리근절 3법)의 국회 통과를 강조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유 의원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다음 총선 불출마 선언까지 한 마당에 언론에 등장하는 게…(부담스럽다)”고 말했다. 또 “의정활동을 내실 있게 하면 그것으로 족하지 내가 어떻게 비치는지는 중요하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정치권에서는 서울교통공사 채용비리 폭로도 ‘정치인’ 유민봉이 아니라 공공부문 인사와 조직 분야를 전공한 소신 있는 학자로서 문제의식을 갖고 1년 넘게 파헤친 결과물로 보고 있다. 유 의원은 “비정규직은 근무조건이나 처우가 매력적이지 않아 경쟁률이 낮고 입사도 쉽다”며 “처음부터 정규직 채용이었다면 훨씬 더 치열한 경쟁과 검증을 거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불합리한 임금구조와 채용 계급구조를 손질하지 않고 비정규직 제로화부터 추진하면 ‘개혁 없는 특혜’가 될 것”이라며 “작년 국감 때 한 차례 문제 제기 후 서울교통공사 사례를 1년간 눈여겨봤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성균관대 행정학과 교수 출신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비서관을 지냈다. 2016년 총선에서 새누리당(한국당) 비례대표 12번을 받아 당선됐다. 하지만 지난 6월 한국당이 지방선거에서 참패하자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에서 2년간 몸담은 사람으로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박종필 기자 j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