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동균 기자 ] 중국의 개혁·개방 정책을 이끈 덩샤오핑(鄧小平)의 장남 덩푸팡(74·사진)이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대외정책에 쓴소리를 쏟아내 주목받고 있다.
30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장애인연합회 명예회장을 맡고 있는 덩푸팡은 지난달 16일 폐막한 장애인연합회 총회에서 “우리는 함부로 잘난 체 해서도 안 되고 자신을 비하해서도 안 된다”며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 자체 문제에 적절하게 대처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덩푸팡은 아버지인 덩샤오핑의 개혁·개방 노선을 결코 되돌릴 수 없다는 점도 역설했다. 그는 “개혁·개방 정책은 중국의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분야에 지각변동을 불러왔다”며 “사회 구조와 가치관에 대한 이런 변화는 근본적이고 역사적이며 되돌릴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덩샤오핑은 중국 사회주의 발전에 여러 세대가 걸릴 것이며 길고 힘들고 복잡한 길이 될 것으로 봤다”며 “우리는 절대 후퇴해서는 안 되며 이를 악물고 개혁·개방 노선을 걸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CMP는 “덩푸팡이 과거를 빗대 시진핑 정부에 일침을 놨다”며 그가 중국 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생각할 때 이번 발언이 미치는 파장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덩푸팡은 연설에서 “우리는 사실에 기반을 두고 진실을 추구해야 한다”며 “냉철한 마음을 갖고 우리의 주제를 알아야 한다”고도 했다. 그는 “국제적인 불확실성이 날로 증가하고 있는 이때 중국은 평화와 발전에 집중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국제적인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덩푸팡은 1988년 중국장애인연합회를 설립해 1991년부터 회장을 맡았고 2013년엔 명예회장으로 추대됐다. 중국장애인연합회는 5년마다 총회를 연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