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수, '드루킹 댓글 조작' 재판 첫 출석…"모든 진실 밝히겠다"

입력 2018-10-29 10:39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댓글 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된 김경수 경남도지사(51)가 29일 법정에 처음으로 출석했다.

김 지사는 이날 오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성창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첫 공판기일에 피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오전 9시46분께 파란 넥타이와 회색 코트 차림으로 법원 청사에 도착한 김 지사는 "진실을 밝히기 위한 새 여정을 다시 시작한다"며 "지금까지 조사 과정에서 그랬듯 남은 법적 절차를 충실하고 성실하게 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재판 과정에서 모든 진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재판 과정에서 분명히 밝혀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경남 경제가 여전히 어려운데 도민께 심려를 끼쳐 송구하다"며 "하지만 도정에는 어떤 차질도 없을 것임을 약속드린다"고도 밝혔다.

김 지사는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 대선 승리 등을 위해 댓글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이용해 불법 여론조작을 벌인 혐의로 기소됐다.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김 지사가 지난해 6월 드루킹과 올 지방선거까지 댓글조작을 계속하기로 하고, 연말에는 드루킹의 측근을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에 앉히겠다고 제안했다고 보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도 기소했다.

반면 김 지사는 드루킹의 범죄에 가담하거나 공모한 일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해 왔다. 앞서 10일 김 지사가 출석하지 않은 채 열린 공판준비기일에서도 김 지사 측 변호인은 드루킹 일당의 '경제적 공진화 모임(경공모)' 사무실에 방문한 적은 있지만, 그곳에서 '킹크랩' 시연 장면을 본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드루킹 일당의 댓글 순위 조작 사실을 전혀 몰랐고, 그런 만큼 외교관 추천 등을 했다고 해도 대가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 지사는 이날 출석하면서도 '조작 프로그램 시연회에 참석했는데 댓글조작을 몰랐다'는 주장의 모순점에 대한 질문을 받자 "질문 자체가 잘못됐다"며 "그런 얘기를 한 적도 없고 사실관계도 다르다"고 답했다.

최근 법정에서 드루킹 일당이 센다이 총영사직 임명이 무산된 뒤 '토사구팽'이란 표현을 쓰며 실망한 정황이 공개된 데 대해서도 김 지사는 "사건에 대해 누차 밝힌 내용이 사실과 다를 바 없다"고 반박했다.

이날 특검은 김 지사가 경공모 사무실을 방문했을 때 킹크랩을 시연한 인물로 알려진 '서유기' 박모 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한다. 박 씨의 진술을 둘러싸고 특검과 김 지사의 주장이 첨예하게 맞설 것으로 예상된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