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의 전속 설계사 숫자가 지속적으로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오렌지라이프와 NH농협생명은 오히려 설계사 수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29일 생명보혐협회에 따르면 올해 7월 기준 24개 생보사의 전속 설계사는 10만2265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71% 감소했다.
보험사별로 살펴보면 한화생명 전속 설계사가 전년 동기 대비 1363명 감소해 업계에서 전속 설계사 수가 가장 크게 줄었다. 이어 현대라이프생명 1203명, KDB생명 1190명, 신한생명 1115명 순으로 1년 사이에 1000명 이상의 전속 설계사가 보험사를 떠났다.
전속 설계사 감소율로 보면 현대라이프생명이 전년 동기 대비 62.72%(1203명) 줄었고 하나생명 40%(18명), 처브라이프생명 37.94%(1115명), KDB생명 33.63%(1190명), KB생명 21.70%(130명) 순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전속 설계사 감소 규모가 컸다.
한화생명과 함께 생보사 빅3인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도 전속 설계사 수가 각각 44명(0.17%), 1363명(6.96%), 682명(3.93%) 감소했다.
이처럼 생보사의 전속 설계사 수가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오렌지라이프와 NH농협생명은 오히려 전속 설계사 수가 늘었다.
올해 7월 기준 오렌지라이프의 전속 설계사 수는 5407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6%(145명) 증가했다.
오렌지라이프는 신인 보험설계사(FC)를 위한 교육과정인 '심바(SIMBA) 프로그램' 덕분에 젊은 FC의 정착률이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전속 설계사 수 증가에 힘입어 올해 1~7월 대면 채널을 통한 보험 판매 또한 전년 동기 대비 65.28% 늘었다는 설명이다.
오렌지라이프 관계자는 "심바 프로그램은 신인 FC의 전문성을 제고해 자격시험 합격은 물론 설계사 정착률 향상에도 큰 기여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기간 NH농협생명의 전속 설계사는 2438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4.5%(105명) 늘었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기존에 방카슈랑스 위주에서 영업 채널 다변화를 위해 전속 설계사를 확대하고 있다"며 "신 보험회계기준(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장성 보험 판매에 집중하기 위해 자체 설계사를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생보사 전속 설계사 수는 지난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약 17만명까지 급증한 이후 지속적으로 줄고 있는 추세다.
상대적으로 높은 판매수수료를 받을 수 있는 독립법인 보험대리점(GA)으로 이직하는 설계사가 많아지고 있는데다 보험사 전속 설계사 시장의 청년층 신규 유입도 저조하기 때문이다. 생명보험 판매 채널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면 영업 규모가 축소된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쳤다.
올해 7월까지 누적 대면모집 규모는 3조1938억10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1.71% 감소했다. 반면 같은 기간 동안 비대면 영업인 텔레마케팅 채널과 온라인 채널을 통한 보험 판매는 각각 7.42%, 15.63% 증가해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설계사 네트워크에 의존해 성장해온 생보사들이 구조적인 위기에 직면했다"며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손쉽게 보험상품의 특장점과 보험료를 비교할 수 있게 돼 갈수록 비대면 판매 비중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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