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현 기자의 생생헬스
비뇨기계 질환 예방·관리법
여성에 자주 나타나는 요로감염
10명 중 1명은 年 1회 이상 경험
면역력 떨어지는 50대, 걸릴 확률↑
대소변 훈련기 영유아 1~3% 발병도
1년 이내 재발 가능성 40~50%
항생제 일주일 복용으로 치료 가능
증상 호전됐다고 중단 땐 재발 위험
영유아 배뇨 부분 위생 신경써야
칼로 찌르는 듯한 고통 '요로결석'
진통제 먹어도 통증 사라지지 않아
4㎜ 이하 땐 수분 섭취로 자연배출
염분·나트륨 많이 든 음식 피해야
[ 이지현 기자 ] 날씨가 쌀쌀해지면 각종 감염 증상으로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가 늘어난다. 이맘때 많은 감염성 질환 중 하나가 요로감염이다. 소변을 배설하는 기관인 신장 요관 방광 요도 등에 세균이 들어가 염증 반응이 생기는 것이다. 요로감염은 감기와 증상이 비슷하다. 이 때문에 증상을 가볍게 여기다 병을 키우기도 한다. 기침 콧물 등의 증상이 없거나 심하지 않으면서 열이 계속 나고 배 옆쪽에 통증을 호소한다면 상부 요로감염을 의심해야 한다. 요로감염으로 생긴 방광염이 심해지면 패혈증 등 심각한 질환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요로결석으로 의료기관을 찾는 환자도 비교적 많다. 요로결석은 땀을 많이 흘리는 여름에 주로 발생한다. 그러나 여름에 생긴 결석이 가을에 문제를 일으키는 일도 많다. 쌀쌀해진 날씨에 요로감염, 요로결석 등 각종 비뇨기계 질환을 주의해야 하는 이유다.
여성에게 많은 요로감염
요로감염은 대부분 장 속에 있는 균이 회음부와 요도 주변에 있다가 요도를 통해 방광과 신장으로 들어가 생긴다. 비뇨기계가 세균에 감염되는 질환이다. 감염 부위에 따라 방광부터 아래쪽에 생기는 하부요로감염, 신장 요관에 생기는 상부요로감염으로 나뉜다. 방광염, 요도염 등은 하부요로감염으로 분류한다. 급성 방광염이 가장 흔하다. 신장으로 세균이 침투하면 신우신염, 방광으로 침투하면 방광염으로 진단한다.
요로감염은 여성에게 생기는 가장 흔한 세균 감염 질환이다. 세계 여성의 10% 정도가 1년에 한 번 이상 요로감염을 경험한다. 50대 이상 여성에게 많은데, 폐경기 호르몬 균형이 깨져 염증 발생을 막는 락토바실러스균이 줄면 방광염 등 요로감염 빈도가 증가한다. 영유아 등 어린이에게도 흔한 세균질환이다. 여자아이의 1~3%, 남자아이의 1% 정도가 요로감염을 경험한다. 대소변 훈련 시기에 많이 감염된다. 영아기 때는 여자아이보다 남자아이에게 3~5배 정도 많이 생긴다. 영아기 이후에는 여자아이에게서 10배 정도 많다.
성인 중에는 바쁜 업무 때문에 제때 화장실에 갈 여유가 없는 직장인이 많이 감염된다. 발생 부위에 따라 증상이 다르다. 방광에서 감염돼 염증이 있으면 갑자기 소변이 마렵고 소변을 본 뒤에도 다시 소변을 보고 싶은 증상을 호소한다. 소변을 볼 때 통증도 심하다. 요관염, 신우신염이 생기면 열이 난다. 옆구리 또는 허리 통증을 많이 호소한다.
2세 미만 아이는 통증, 소변 증상 없이 열만 나기도 한다. 영유아 발열의 20% 정도는 요로감염으로 진단된다. 아이가 보채거나 잘 먹지 않고 토하는 증상만 호소하기도 한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염증이 전신으로 퍼질 위험이 있다. 신장 손상으로도 이어진다. 오미미 고려대구로병원 비뇨의학과 교수는 “일부 성인 환자는 비뇨·생식기계에 생긴 요로감염을 성병으로 오인해 치료를 쉬쉬하기도 한다”며 “조기 진단 및 치료 시기를 놓치면 잘 낫지 않고 큰 병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고 했다.
항생제, 임의로 끊지 말아야
요로감염 증상이 있으면 바로 병원을 찾아 초기에 치료받아야 한다. 단순 하부 요로감염이라면 1주일 정도 항생제만 복용해도 완치된다. 요로감염은 항생제 치료를 적절히 해도 첫 감염 후 6개월 안에 16~25% 정도가 재발한다. 1년 이내 재발률은 40~50%에 이른다.
재발이 잦은 요로감염을 예방하려면 올바른 배뇨 습관을 들이는 것이 중요하다. 소변을 오래 참는 것은 나쁜 습관이다. 평소 충분한 양의 물을 마셔 수분을 유지해야 한다. 변비도 요로감염의 위험인자다. 유산균을 복용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요로 생식계 정상 세균을 보강하는 데도 좋다. 오 교수는 “요로감염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조기 치료와 올바른 항생제 복용”이라며 “증상이 호전됐다고 항생제 복용을 임의로 중단하면 남아 있던 세균이 다시 증식할 우려가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처방받은 항생제는 시간을 맞춰 모두 복용해야 한다. 증상이 사라졌다고 해도 끝까지 복용하는 것이 좋다.
영유아는 보호자가 배뇨 관련 위생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배변 후 앞에서 뒤로 닦는 습관을 들이는 것이 좋다. 서진순 부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어린아이들은 열만 나는 증상을 많이 호소하기 때문에 특별한 원인 없이 고열이 나면 간과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요로감염이 생겼을 때 시행하는 영상검사로 방광 요관 역류 등 요로계 구조적 문제를 발견하기도 한다”며 “전문의 처방과 권고에 따라 치료와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했다.
통증 극심한 요로결석
요로결석은 몸에서 소변을 생성하고 이를 배설하는 길에 돌이 생기는 것이다. 신장 요관 방광에 생기는 모든 결석을 말하는데 대부분 신장에서 만들어져 요관 방광 요도 등에서 발견된다. 여성보다 남성에게 많다. 40~50대 환자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20~30대 젊은 환자와 노인 환자도 많다.
요로결석이 있으면 극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환자들은 대부분 칼로 찌르는 듯한 통증이라고 표현한다. 돌이 요관에 걸리면 한쪽 옆구리에서 심한 통증이 시작돼 몇 분에서 몇 시간 지속되다 사라지는 것을 반복한다. 진통제를 먹어도 통증이 사라지지 않는다. 치골 부분으로도 통증이 퍼져 남성은 고환, 음낭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구역질, 구토, 설사 증상을 호소한다. 이 때문에 위장장애나 단순 복통으로 오인하기도 한다. 방광에 돌이 생기면 소변을 볼 때 심한 통증을 호소한다. 돌 때문에 소변을 제대로 보지 못하기도 한다. 혈뇨 증상도 호소한다. 요로결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요로감염, 신장기능 상실 등으로 이어질 위험이 있다. 초기 진단이 중요한 이유다. 요로 결석 증상이 있으면 의료기관을 찾아 소변 및 엑스레이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환자에 따라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도 필요하다.
결석의 개수, 위치, 크기에 따라 적절한 치료법을 선택한다. 4㎜ 이하의 작은 크기면 하루 2500mL 넘는 수분을 섭취해 자연스럽게 배출되도록 돕는다. 수술 및 체외충격파쇄석술도 활용된다. 체외충격파쇄석술은 몸 밖에서 충격파를 쏴 결석을 쪼갠 뒤 배출하도록 돕는 방법이다. 가는 내시경을 넣어 결석을 제거하기도 한다.
요로결석을 예방하기 위해선 수분 섭취가 중요하다. 염분 단백질이 많이 든 육류는 결석 발생 위험을 높인다. 떡볶이 치킨 라면 등 나트륨이 함유된 음식도 마찬가지다. 오렌지 귤 레몬 등에는 결석을 억제하는 구연산이 많이 들어 있다. 섭취하면 예방에 도움이 된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오미미 고려대구로병원 비뇨의학과 교수, 서진순 부천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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