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는 '통계 싸움'이라는 말이 있다. 그만큼 기록과 수치가 중요한 스포츠다. 이같은 정설이 이번 미국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서도 여실히 나타나고 있다.
안방인 펜웨이 파크에서 유달리 강한 면모를 뽐내는 보스턴 레드삭스는 여전히 강력했고 올해 홈 경기보다 원정경기에서 더 고전했던 류현진은 역시 이날 아쉬운 결과를 만들었다.
보스턴은 25일(한국시간) 미국 매사추세츠주 보스턴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2018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 월드시리즈 2차전에서 4-2로 승리, 7전 4승제 월드시리즈에서 먼저 두 판을 가져갔다.
올 시즌 홈에서 57승 24패 승률 0.704로 강한 면모를 보여준 보스턴은 월드시리즈가 되면 더욱 강한 '홈 괴물'이 된다. '밤비노의 저주'를 풀었던 2004년부터 이날 다저스전까지 펜웨이 파크에서 치른 월드시리즈에서 8승 1패를 기록 중이다.
보스턴은 2004년 월드시리즈에서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를 상대로 홈에서 먼저 1차전과 2차전을 잡은 뒤 내리 두 판을 더 이겨 시리즈 전적 4승으로 86년 만의 우승을 차지했다. 2007년에는 콜로라도 로키스가 보스턴의 우승 제물이었다. 당시에도 1, 2차전을 홈에서 승리한 보스턴은 3차전과 4차전까지 승리해 손쉽게 월드시리즈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다시 만난 2013년 월드시리즈에서는 펜웨이 파크에서 열린 1차전에 승리한 뒤 2차전을 내줬다. 그리고 원정경기로 치른 3∼5차전에서 2승 1패를 거둬 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안방에 돌아온 보스턴은 6차전에서 6-1로 승리해 다시 정상에 올랐다.
올해 월드시리즈에서도 보스턴의 이같은 성향은 여지없이 드러나고 있다. 반면, 먼저 두 판을 내준 다저스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다저스타디움에 돌아간다.
1차전 선발 클레이턴 커쇼(4이닝 5실점)에 이어 2차전 선발 류현진(4⅔이닝 4실점)까지 무너진 게 다저스로서는 뼈아프다.
류현진의 '홈·원정 편식'은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어졌다. 홈에서 등판한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 1차전은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했지만, 밀워키 브루어스와 챔피언십시리즈는 2경기 모두 원정에서 등판해 평균자책점 8.59로 부진했다.
많은 이들이 홈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류현진이 월드시리즈 3차전에 등판할 거라 예상했다. 그러나 다저스의 선택은 2차전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5회 2사까지 1점으로 보스턴 타선을 묶었지만, 이후 안타 2개와 볼넷 1개로 만루 위기를 맞이하고는 마운드를 라이언 매드슨에게 넘겼다. 그리고 매드슨이 류현진의 책임 주자 3명을 모두 홈에 불러들이며 자책점 4점과 함께 패전 투수 멍에를 쓰게 됐다.
'홈 괴물' 보스턴을 넘지 못한 류현진이 다음 경기에서 설욕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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