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활건강이 양호한 올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목표주가를 낮추고 있다. 내년부터 중국의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시행으로 면세점에서 화장품 매출이 감소할 것이란 우려다.
24일 오전 11시 현재 LG생활건강은 전날보다 1만4000원(1.29%) 상승한 110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LG생활건강은 연결 기준 3분기 매출액 1조73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6%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775억원으로 9.8% 늘었다. 이는 시장 예상치 2747억원을 소폭 웃돈 수준이다.
화장품 부문이 실적을 이끌었다. 화장품 부문 매출은 954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으며, 영업이익은 1840억원으로 31% 증가했다.
양호한 실적에도 증권사들은 LG생활건강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내렸다. 삼성증권은 기존 145만원에서 117만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국내 증권사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유진투자증권 DB금융투자 교보증권 유안타증권 IBK투자증권 등도 목표주가를 내렸다.
중국 경기 악화 우려가 가장 큰 이유다. 또 내년부터 중국 전자상거래법 개정으로 면세점 매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개정안에 따르면 대리구매상, 웨이상(소셜네트워크를 통해 제품을 파는 판매상), 방송판매상 등이 전자상거래 경영자 범주에 포함된다. 규제 강화로 이들의 한국 화장품 구매 비용이 상승하면서 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추정된다.
이선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분쟁으로 인한 중국 경기 둔화 우려와 내년부터 시행하는 중국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으로 온라인 소매판매 증가율이 둔화될 것"이라며 "이는 LG생활건강 매출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전자상거래법 시행을 기점으로 중국의 따이공(보따리상) 규제가 더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화장품 외 생활용품과 음료 부문에서 매출 증가를 기대하기 힘들다는 지적도 나온다. 생활용품의 3분기 매출은 389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 줄었으며, 영업이익은 35% 감소한 428억원을 기록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생활용품 시장 자체가 역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해 4분기부터 유통재고 조정 및 상품가짓수 합리화를 단행 중"이라며 "4분기까진 부진한 흐름이 이어질 예정"이라고 내다봤다.
기대 요인은 최근 주가 급락에 따른 가격 매력이다. LG생활건강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14.81% 급락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예상 실적을 보수적으로 추정했음에도 현재 주가는 내년 예상실적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20.6배 수준에 불과하다"고 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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