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美에 맞서 자력갱생"

입력 2018-10-23 17:57
수정 2019-01-21 00:02
다음달 '통상전쟁 담판' 앞두고 신경전

세계 최장 해상대교 개통식 연설
홍콩~주하이~마카오 연결 현장
"제조업 핵심기술 장악" 역설
선전 첨단기업 잇따라 시찰


[ 강동균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3일 홍콩과 중국 광둥성 주하이, 마카오를 잇는 세계 최장 해상대교 강주아오(港珠澳)대교 개통식에 참석해 “미국과의 무역전쟁에 맞서 개혁·개방을 계속 확대하고 자력갱생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13조원의 공사비가 투입된 강주아오대교는 총 길이 55㎞로 22.9㎞의 주교량 구간과 6.7㎞ 해저터널 구간, 터널 양쪽의 인공섬, 출입국 시설 등으로 이뤄졌다. 중국 언론은 “교량 건설의 에베레스트”라고 자화자찬했다.

시 주석은 개통식 후 중국의 개혁·개방을 상징하는 지역으로 꼽히는 선전시 첸하이특구를 찾았다. 중국의 개혁·개방은 1978년 12월18일 당시 최고 지도자였던 덩샤오핑(鄧小平)이 공산당 제11기 중앙위원회 제3차 회의(11기 3중전회)에서 공식화하면서 시작됐다. 선전은 1980년 8월 덩샤오핑에 의해 중국에서 가장 먼저 경제특구로 지정된 곳이다. 이후 급속한 발전으로 중국 첨단 제조업과 정보기술(IT)산업의 중심지로 자리잡았다.


시 주석은 전날엔 주하이시 헝친신구에 있는 중의약과학기술산업원과 중국 최대 에어컨 제조업체 거리(格力)전기를 시찰했다. 이 자리에서 시 주석은 “제조업의 핵심은 혁신으로 이는 곧 핵심기술을 장악하는 것을 뜻한다”며 “모든 기업이 자력갱생으로 분투해 혁신을 쟁취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자주 혁신에 대한 기개와 패기를 가져야 한다”고도 주문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통상전쟁을 통해 중국의 기술 굴기를 억제하려는 시도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거듭 강조한 것이다.

시 주석의 이번 광둥성 방문은 ‘2차 신(新) 남순강화(南巡講話)’로 평가받는다. 2012년 11월 공산당 제18차 전국대표대회(당대회)에서 총서기로 선출된 시 주석은 그해 12월 선전과 주하이, 광저우를 차례로 시찰했다.

6년 만에 다시 이뤄진 시 주석의 광둥성 시찰은 미국과의 무역전쟁으로 경제성장률이 둔화하고 금융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는 상황에서 중국 경제에 자신감을 불어넣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