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 회장 복귀 후 첫 M&A
"성장 잠재력 큰 시장 선점나서"
최근 10년간 주요 M&A 34건
美 화학社·미니스톱 등 인수 검토
[ 안재광 기자 ] 신동빈 회장이 경영에 복귀하면서 롯데그룹은 인수합병(M&A) 작업을 재개했다.
롯데제과는 미얀마 제빵업체 메이슨 지분 80%를 인수하기로 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인수금액은 6800만달러(약 769억원)다. 롯데제과 자기자본(8272억원)의 9.3%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지분 취득 예정일은 내년 1월15일이다.
1996년 설립된 메이슨은 미얀마 제빵 시장 점유율 1위 기업이다. 미얀마에 세 곳의 공장을 운영하며 빵 비스킷 케이크 등을 생산하고 있다. 영업지점 12개, 물류센터 10곳 등 미얀마 전역에 판매 유통망을 갖추고 있다. 본사는 미얀마 수도 양곤에 있으며 직원 수는 약 1800명이다. 지난해 매출은 350억원이다.
미얀마는 30대 이하 인구 비중이 70% 안팎으로 젊은 국가다. “성장 잠재력이 높아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메이슨 인수를 결정했다”는 게 롯데제과가 밝힌 이유다.
재계에선 롯데가 신 회장 복귀를 계기로 M&A에 다시 시동을 걸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는 국내 대기업 중 M&A에 가장 적극적인 곳으로 꼽힌다. 주력사업 상당수도 M&A를 통해 구축했다.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롯데케미칼 롯데하이마트 롯데홈쇼핑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신 회장도 경영에 복귀한 뒤 “적극적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찾아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 졌다.
롯데 계열사들은 국내외 기업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미국에선 롯데케미칼이 다수의 화학 기업과 접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화학 사업이 롯데그룹의 주력이 된 만큼 대대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은 3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냈다. 이번 5년 투자 계획에도 화학·건설부문 투자가 전체의 40%(약 20조원)를 차지한다.
동남아시아 식품 기업도 롯데의 인수 검토 대상이다. 한국 일본과 달리 신흥국에선 식품사업 성장성이 여전히 높다는 판단에서다. 작년 인수한 인도 아이스크림업체 하브모어는 인수 후 곧바로 흑자를 냈다.
국내에선 유통기업이 주요 M&A 대상이다. 현재 편의점 미니스톱 인수전을 벌이고 있다. 그룹 내 편의점사업을 하는 세븐일레븐과 미니스톱을 합쳐 GS25, CU와 함께 ‘3강 체제’를 굳힌다는 계획이다. 가구·인테리어사업도 관심있게 보는 분야다. 현대백화점이 리바트를, 신세계가 까사미아를 인수하며 롯데를 제외한 국내 ‘유통 빅3’가 모두 이 분야에 뛰어들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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