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보, 26일 우리은행 이사회 참석해 정부방침 전달
자율경영 약속 뒤집은 금융위
관료출신 후보 대거 포함될 듯
자·타천 후보만 벌써 10여명
금융계 "관치금융 굴레 못 벗어"
[ 강경민/안상미 기자 ] 우리은행의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오는 26일 열리는 우리은행 이사회에 참석해 지주 회장 선임 등 지배구조에 대한 의견을 밝히기로 했다. 다음달 초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인가를 앞두고 금융당국의 방침을 이사회에 전달하겠다는 계획이다. 정부가 우리금융 회장 선임에 공식 개입하면서 회장 선출전이 혼전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지배구조 방침 확정한 금융당국
우리은행은 26일 이사회를 열어 지주 회장 후보 선출 방식을 결정할 예정이다.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어떻게 구성하고 후보 대상자를 어느 범위로 할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다. 이사회에는 우리은행 사내이사와 예보 비상임이사 등 이사진 8명이 전원 참석한다.
금융위원회는 우리금융지주의 지배구조에 대한 당국의 생각을 우리은행에 전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앞서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15일 우리은행 지주 회장과 은행장 겸임 여부에 대해 “주주로서 나름의 생각을 갖고 있다”며 개입할 뜻을 시사한 바 있다. 위성백 예보 사장도 22일 열린 국정감사에서 “최대주주로서 지분 가치를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23일 열리는 이사회 전까지 회장 후보를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별도로 금융위는 다음달 7일 열리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우리은행의 지주사 전환 인가를 내줄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다음달 중순까지 회장 후보를 결정한 뒤 연말에 주주총회를 열어 회장 선임을 확정할 계획이다.
◆잇따라 말 바꾼 금융위
우리은행 이사회는 지주사 회장 후보군에 관료 출신도 포함시킬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우리은행은 이광구 전 행장의 후임 인선 과정에서 관료 출신들은 후보군 리스트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정부가 우리은행 지배구조에 개입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황에서 관료 출신을 배제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이 금융권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현 정권과 친분이 있는 인사가 올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것이 금융권의 평가다.
최대 관심사는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회장으로 선임돼 행장을 겸직할지 여부다. 손 행장 외에도 오갑수 글로벌금융학회장(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선환규 예보 감사(전 우리은행 부행장), 김희태 전 신용정보협회장(전 우리은행 부행장), 신상훈 우리은행 사외이사(전 신한금융 사장), 전광우 전 금융위원장(전 우리금융 부회장), 김장학 전 광주은행장(전 우리은행 부행장) 등이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들 외에도 문재인·노무현 정부와 인연이 있는 전직 관료나 금융권 인사 등 10명 이상이 자천타천으로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일부 우리은행 사외이사는 정부의 방침에 적잖이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정부는 2016년 11월 우리은행 지분 매각 당시 경영권에 개입하지 않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당시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대주주인 “예보는 공적자금 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역할만 한다”며 “우리은행은 이제 정부 소유 은행이라는 굴레를 벗었다”고 밝혔다.
강경민/안상미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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