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 中 경기부양책에도 다우·S&P 하락 마감

입력 2018-10-23 06:30


미국 증시의 주요 지수(다우·S&P500)가 중국의 경기부양책에도 불구하고 하락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만 소폭 상승했다. 향후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와 이탈리아 예산안,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피살 사건 등이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22일(미국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0% 내린 25,317.41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도 0.43% 하락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만 19.60포인트(0.26%) 상승한 7468.63에 장을 마쳤다.

증시는 장초반 중국의 부양책(소득세 감면 등) 발표 소식에 상승세를 보였었다.

중국 당국은 주말 동안 개인 소득세에 대한 세액공제 항목을 대폭 확대하는 세제 개편안을 발표한 데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민영 기업 발전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이에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2년 6개월 만에 4% 이상 급등했다.

중국 증시의 급반등 덕분에 미국 증시도 주가 상승폭을 키웠지만, 장중 상승 폭을 모두 내주고 하락 반전했다. 주요 기업의 향후 실적 둔화 우려, 이탈리아 예산안과 사우디 관련 불안 등이 투자심리를 저해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여전히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3분기 실적을 내놓고 있지만, 시장은 전 분기 실적 자체보다는 향후 실적 전망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미국 석유 기업 핼리버튼은 이날 시장 예상보다 양호한 3분기 실적 및 매출을 발표했지만, 향후 실적이 둔화할 것이란 예상을 내놓으면서 주가도 3.1% 큰 폭 내렸다.

무역전쟁과 달러 강세 여파로 내년 이후 기업 실적이 나빠질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여기에 이탈리아가 이날 내년 예산안을 수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유럽연합(EU)에 전달, 유럽시장의 불안도 지속했다.

지난 주말 무디스가 이탈리아 신용등급을 'Baa3'로 한 단계 강등하면서도 등급 전망을 '안정적'으로 제시한 점에 시장이 다소 안도하긴 했지만, 불안이 해소되지는 않는 양상이다. 이탈리아 FTSE MIB 지수는 이날 0.6% 하락 마감했다.

사우디 언론인 자밀 카슈끄지 피살 추정 사건 이후 사우디 관련 논란이 지속하는 점도 부담이다.

사우디는 카슈끄지가 터키의 자국 영사관에서 몸싸움 중 사망했다는 공식 입장을 발표했지만, 터키에서는 카슈끄지가 사우디 암살조에 의해 고문 끝에 살해됐고 시신까지 훼손됐다는 설이 끊이지 않고 흘러나오고 있다. 터키 당국도 사우디의 발표는 사실이 아니라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 미국 정부가 사우디 왕실의 개입에 대해서 여전히 거리를 두고 있지만, 미국 정치권에서도 사우디에 대한 제재 필요성이 언급되는 등 국제사회의 긴장감이 팽팽해지고 있다.

업종별로는 금융주가 2.06% 내리며 가장 부진했다. 에너지주도 최근 유가 하락 여파로 1.10% 내렸다. 반면 기술주는 0.81% 올랐고, 임의소비재도 0.48% 상승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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