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문제로 매물 나오는 한일 중견·중소기업 바이아웃 전문
상호진출 만으로 EBITDA 3배 늘어날 '리저널 챔피언' 많아
김재욱 대표는 '킹메이커' 김윤환 조카·3선 김태완 의원 아들
지휘자처럼 협업하자 의미로 '오케스트라'..펀드명도 모차르트·슈베르트
≪이 기사는 10월22일(15:4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오케스트라 프라이빗에쿼티(PE)는 회사 이름과 대표의 이력에서부터 ‘한국과 일본 기업의 경영권 인수·합병(buyout M&A) 전문 PEF’라는 사업모델까지 모두 이색적인 운용사다. 지난해 설립하자마자 명품 골프채 브랜드 ‘마제스티’로 유명한 마루망의 일본 본사와 한국 자회사를 동시에 사들이면서 주목받았다. 최근 대만 합작 파트너의 보유지분(51%)을 인수해 마루망타이완까지 100% 자회사로 만들고, 이번 달부터 회사 이름을 ‘마제스티골프’로 통일했다.
한국과 일본을 주무대로 삼는 PEF는 오케스트라가 유일하다. 일본 투자사례가 있는 MBK파트너스와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같은 대형 PEF들은 중국 홍콩, 호주 등 동아시아 전체에 사무소를 가진 ‘팬아시아 펀드’다. 김재욱 오케스트라 PE 대표(사진)는 2017년 설립하자마자 서울과 일본에 2개의 본사를 세웠다. 한국과 일본인 임직원 대부분이 한국어와 일어 영어를 자유롭게 구사한다. 한국의 정치명문가에서 태어나 미국에서 교육받고 재일교포 아내와 도쿄에 거주하는 김 대표여서 이 같은 팀을 꾸릴 수 있었다.
그는 노태우·김영삼 전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으로 ‘킹메이커’라는 별명을 갖고 있던 고(故) 김윤환 의원의 조카이자 경북 구미에서 3선 의원을 한 김태환 전 의원의 아들이다. 할아버지(김동석 전 의원)까지 포함해 3부자가 국회의원인 집안에서 태어났지만 정치와 무관한 진로를 택했다. 미국 미시건대학을 졸업하고 UC버클리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딴 후 베인컴퍼니, 보스턴컨설팅그룹에서 12년을 근무했다. 2006년 AIG의 PEF 계열사인 리버사이드컴퍼니 아시아 사장으로 영입되면서 투자업계에 진출했다. 11년간 한국 일본 호주에서 성사시킨 M&A가 11건에 달한다.
오케스트라PE가 인수대상을 한국과 일본 중견·중소기업으로 좁힌 건 두 나라 모두 고령화와 승계문제라는 공통된 고민을 갖고 있어서다. 김 대표는 “한일 모두 거래규모 1000억원 안팎의 기업이 매물로 나오는 이유는 대부분 승계 문제 때문”이라고 말했다. 해외진출에서 성장정체의 돌파구를 찾으려는 점도 같다. 한국 기업은 일본에만 진출할 수 있어도, 일본 기업은 이웃 한국시장만 뚫어도 단숨에 지역 챔피언으로 부상해 상각전 영업이익(EBITDA)을 3배 늘릴 수 있는 기업들이 널렸다는게 오케스트라 PE의 분석이다. 마제스티 골프채가 한국에서 뜬 덕분에 일본 본사 가치가 크게 오른 마루망이 대표적인 사례다. 올해 2월 인수한 국내 1위 텔레비전 광고(CF) 편집회사인 서울비젼은 오케스트라PE를 통해 일본에도 진출했다.
한국 기업의 일본진출, 일본기업의 한국진출을 위해서는 국민정서라는 장애물을 넘어야 한다. 김 대표는 “양국을 잘 아는 투자회사가 없다보니 상호진출을 도울 연결고리도 부족했다”며 “한일 양쪽에 뿌리를 둔 오케스트라가 지역챔피언으로 가는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기관투자가들로부터 원화자금을 출자받아 일본 기업을 사들이는 오케스트라PE의 투자방식은 환위험에 노출되지 않고도 해외 대체투자자산의 비중을 늘리는 효과가 있다. 해외 대체투자비중을 늘리려는 연기금과 공제회(LP)들도 반기고 있다.
이색적인 사명은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기업과 연기금·공제회, 재무·법률·회계 자문사 등 모든 M&A 거래관계자들의 중심에 서서 멋지게 협연하자라는 의미에서 붙였다. 펀드명은 유명 작곡가에서, 기존 투자회사의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추가로 M&A를 하는 프로젝트(애드온)는 악기에서 따온다. 마루망을 인수한 1호펀드의 이름은 마루망의 이니셜 ‘M’을 따서 ‘모차르트’로, 2호펀드는 서울비젼의 ‘S’를 따 ‘슈베르트’로 금융감독원에 펀드 등록을 했다. 서울비젼이 가상현실(VR) 촬영 전문회사인 투토키를 인수한 프로젝트명은 ‘첼로’다. 김 대표는 “임직원 중에 악기에 조예가 깊은 사람은 없지만 매년 두 건의 M&A를 성사시켜 ‘다음번은 어느 작곡가의 이름을 써야 하나’ 행복한 고민을 하는게 목표”라고 말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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