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전기버스, 처음으로 시내 노선 달린다

입력 2018-10-22 17:55
현대차, 울산시와 시범사업

왕복 56㎞ 구간 하루 두 번 운행
정부, 2022년까지 1000대 보급

9개 수소산업 기업들 손잡고
수소전기트럭·선박 등도 개발


[ 박종관 기자 ] 현대자동차가 울산시 시내버스 노선에 수소전기버스를 투입한다. 국내에서 수소전기버스가 노선버스로 활용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와 울산시는 22일 울산 일산동 대왕암공원 차고지에서 ‘울산시 수소전기버스 시범사업 발대식’을 열었다. 이날 행사에서 울산시와 울산여객자동차, 현대차는 시범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위해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현대차와 효성, 동희산업 등 9개 수소산업 관련 기업과 한국수소협회, 울산시는 울산을 수소경제 선도도시로 도약시키기 위한 다자간 MOU를 추가로 체결했다.

이들은 수소전기차와 수소전기버스의 보급 확대뿐 아니라 울산 내 산업단지에 수소전기트럭과 수소전기선박 등 다양한 산업 운송수단을 보급하기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했다. 국내에 수소전기차 연 3만 대 생산 시설을 구축하기 위해 중장기 설비 투자도 추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연 3만 대 생산 시설이 구축되면 전국 125개 협력업체에서 9000억원 규모의 설비 및 연구개발(R&D) 투자가 발생하고, 2200여 명의 신규 고용이 이뤄질 것으로 현대차는 기대하고 있다.

울산시 124번 시내버스 노선에 투입되는 수소전기버스는 울산 율리 공영차고지에서 대왕암공원까지 왕복 56㎞ 구간을 하루에 두 번씩 운행한다. 이 버스는 현대차의 3세대 수소전기버스로 이전 세대에 비해 안정성과 내구성이 크게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수소 연료 충전은 지난해 울산에 문을 연 옥동 수소충전소를 이용한다. 옥동 수소충전소는 율리 공영차고지에서 약 5.5㎞ 떨어져 있다.

울산시는 수소전기차 보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5월에는 2035년까지 시내버스를 모두 수소전기버스로 바꾸고 충전소를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송철호 울산시장은 “수소생산 및 저장시스템을 구축해 전 주기에 걸친 수소산업 지원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수소전기버스는 오염물질 배출이 전혀 없는 무공해 차량이다. 고성능 공기정화 필터를 단 수소전기버스 한 대는 중형 디젤차 40대가 내뿜는 미세먼지를 정화할 수 있다.

정부는 내년까지 전국 5개 도시 시내버스 정규노선에 수소전기버스를 투입하기로 했다. 이를 광역좌석버스로 확대해 2022년까지 수소전기버스 1000대를 보급한다는 목표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고 주요국의 도심 환경 규제가 강화되면서 수소전기버스는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중국은 정부 차원에서 수소전기버스 시범사업을 하고 있다. 중국 포산시는 2019년 말까지 수소전기버스 2000대를 보급할 예정이다.

현대자동차는 2020년 차량 성능을 한 단계 끌어올린 차세대 수소전기버스를 양산할 예정이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연료전지 효율과 모터 출력을 확보해 한 번 충전으로 주행할 수 있는 거리를 획기적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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