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타이어, 유럽 R&D센터 확장
체코공장 시험가동 시작
유럽 R&D·생산·판매 체제 구축
年 생산능력 5000만 개 돌파
美 연구소 등 R&D 투자 확대
"초고성능타이어 비중 늘릴 것"
[ 박종관 기자 ] 넥센타이어가 ‘자동차의 본고장’인 유럽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지난달 유럽 연구개발(R&D)센터를 확장 이전하면서 분리돼 있던 영업·마케팅 사업부를 한 곳으로 합쳤다. 유럽 현지에서 R&D부터 판매까지 유기적으로 이어지도록 하기 위해서다. 2015년 착공한 체코 자테츠 공장도 시험 가동에 들어갔다. 체코 공장이 양산을 시작하면 넥센타이어의 연간 타이어 생산능력은 5000만 개를 넘어선다. 넥센타이어는 유럽 R&D센터와 체코 공장을 교두보로 삼아 유럽 시장 점유율을 크게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유럽시장 경쟁력 확보 나선다
넥센타이어는 지난달 5일 독일 켈크하임에 유럽 R&D센터를 확장 이전했다. 약 200억원을 들여 1만1000㎡ 규모로 새로 지었다. 프랑크푸르트에 있던 연구소뿐만 아니라 독일 내 영업·마케팅 사업부도 이곳으로 옮겼다. 유럽 현지 소비자 요구를 빠르게 파악해 현지 맞춤형 제품을 내놓는다는 구상이다.
체코 자테츠시에 있는 신공장은 지난달부터 시험 가동에 들어갔다. 약 1조원을 투입해 65만㎡ 부지에 지은 이 공장은 단계적 증설을 거쳐 연 1200만 개 이상의 타이어를 생산하게 된다. 내년 말까지 400만 개를 생산하는 게 1차 목표다. 체코는 유럽 최대 자동차 시장인 독일, 프랑스 등과 가깝다. 자테츠 지역 반경 400㎞ 이내에 30여 개 자동차 공장이 있다.
포르쉐와 폭스바겐, 르노 등 유럽 완성차 업체들에 신차용 타이어(OE)를 공급하는 넥센타이어는 그동안 현지 생산 공장이 없어 물량을 공급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넥센타이어는 체코 공장 가동을 계기로 ‘현지 생산, 현지 판매’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은 지난달 독일로 날아가 유럽 R&D센터 개소식에 참석하고 현지 시장을 점검했다. 강 사장은 “몸집을 키운 유럽 R&D센터와 시험 가동에 들어간 체코 공장을 기반으로 유럽 시장 내 경쟁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5년 만에 R&D 투자 50% 늘려
넥센타이어는 전사적으로 R&D 능력을 키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 유럽에 이어 올해 말까지 미국 오하이오주에 있는 애크런연구소 시설을 확대·보강할 계획이다. 연구 인력도 꾸준히 늘리기로 했다.
국내에선 내년 초 서울 마곡산업단지에 중앙연구소를 연다. 마곡 중앙연구소를 미국과 유럽, 중국 등지에 있는 연구소를 통합·관리하는 R&D 허브로 키운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넥센타이어는 2012년 416억원에 그쳤던 R&D 비용을 지난해 626억원까지 끌어올렸다. 5년 만에 R&D 투자가 50.5% 늘었다.
R&D 투자는 초고성능타이어(UHPT) 매출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휠 크기와 속도 등급이 일정 수준 이상인 UHPT는 기술력이 뒷받침돼야 생산할 수 있다. UHPT 판매 비중은 타이어업체의 기술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통하기도 한다. 넥센타이어는 지난 2분기에 UHPT 판매로 2298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7% 증가했다. 이 회사는 2010년 30% 초반에 머물던 UHPT 판매 비중을 44.7%까지 높였다.
UHPT는 일반 타이어에 비해 수익성이 좋다. 넥센타이어의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2.1% 줄어든 5033억원에 머물렀지만 영업이익은 5.9% 증가한 461억원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 회사 관계자는 “타이어 품질을 중시하는 유럽 시장에서 UHPT가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며 “R&D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 세계 시장에서 기술력으로 승부하겠다”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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