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대통령의 위트
[ 유재혁 기자 ]
거만해 보이는 한 여성이 백악관 리셉션에서 링컨 대통령에게 다가가 자신의 아들을 대령으로 임명해달라고 요구했다. 그것은 특혜가 아니라 아들의 권리라는 말도 곁들였다. 여성의 남편은 전사했고 아버지와 할아버지는 참전용사였다고 했다. 링컨이 대답했다. “부인, 부인의 가족은 이 나라를 위해 충분히 할 만큼 했습니다. 이제 다른 사람에게 기회를 줘야 합니다.”
《위대한 대통령의 위트》는 밥 돌 전 미국 상원의원이 미국 대통령들의 유쾌한 발언과 위트의 세계를 소개한다. ‘가장 재미있는 대통령’ 링컨부터 ‘농담거리 신세’가 된 밀러드 필모어까지 역대 대통령들의 유머 관련 일화를 모으고 등급을 매겨봤다. 유머 순위에서 상위권에 있는 대통령이 일반적인 기준에서 가장 효율적인 지도자로 평가된다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대통령의 리더십에는 통치력에 버금가는 유머 감각이 요구된다.
기자회견을 위트 넘치는 쇼로 탈바꿈시킨 케네디, 유머가 뛰어났던 영부인 덕분에 자신을 심각하게 여길 수 없었던 부시(41대, 일명 ‘아버지 부시’), 대공황과 세계대전을 위트로 극복한 프랭클린 루스벨트 등은 탁월한 유머 감각과 통치력을 겸비한 지도자들이었다.
케네디가 철강업계와 대립하고 있을 때 한 사업가를 만난 자리에서 이렇게 말했다. “제가 대통령만 아니라면 주식을 사겠습니다.” 그를 안심시키려는 의도였다. 그 사업가가 응수했다. “귀하가 대통령만 아니라면 저도 주식을 사겠습니다.”(밥 돌 지음, 아테네, 512쪽, 1만5000원)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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