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파워독서
성과와 뇌과학 접목 '신선'
최고의 성과위해 적정량의 자극 필요
스트레스 상황에서 창의성 발휘 땐
전형적인 '우측성향 성과자'
인공적인 위기상황 조장도 '효과'
뇌를 읽다
프레데리케 파브리티우스 지음 / 빈티지하우스
뇌과학 지식을 활용할 수 있다면 누구든지 성과를 올릴 수 있을 것이다. 이런 문제의식을 갖고 접근한 책이 프레데리케 파브리티우스 등이 쓴 《뇌를 읽다》(빈티지하우스)다. 골프나 야구를 할 때면 사람들은 공을 가장 멀리 날릴 수 있는 최적점 이른바 ‘스위트 스폿’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마찬가지로 업무 성과를 극대화하길 원한다면 스위트 스폿을 찾아야 한다. 축적된 뇌과학 지식이 큰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심리학자에게 익숙한 ‘자극-반응’ 도식은 투입과 산출을 설명하는 데 유용한 도구다. 최고의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 얼만큼의 자극을 투입해야 할까. 최적의 자극량에 보편적인 기준은 없다. 사람과 상황에 따라 최적의 자극량은 달라진다. 자극을 횡축에, 그리고 성과를 종축에 배치하면 자극과 성과는 뒤집어진 U자 모양을 나타낸다. 그런데 위기 상황에서 최고의 성과를 내는 사람의 뒤집어진 U자 모양 곡선은 오른쪽에 위치한다. 이들을 ‘우측성향 성과자’라 부른다. 반면 위기 상황에서 오히려 혼란에 빠지는 사람의 뒤집어진 U자 모양 곡선은 상대적으로 좌측에 위치한다. 이들을 ‘좌측성향 성과자’라 부른다. 직장에서 위기 상황이 발생했을 때 먼저 찾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우측성향 성과자’임에 틀림없다. 누군가에게는 질식할 것처럼 강한 스트레스 상황에서 더 집중하고 창의성을 발휘하는 인물이 있다면 그는 전형적인 우측형 성과자다. 이들은 마감시간이 임박할 때까지 일을 계속해서 수정하고 보완함으로써 인공적으로 위기 상황을 조장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런 방법이 모두 자신에게 맞는 자극을 가하는 것이다.
자기지각은 최고의 성과를 내는 데 필수적이다. 자신이 어떤 자극에서 성과를 극대화하는지 정확히 알 수 있다면 그만큼 높은 성과를 낼 수 있다. 자극 과잉과 자극 미달 상태가 지속된다면 근무 환경을 바꾸거나 업무의 성격을 바꾸는 일이 필요하다.
지루함이나 무력을 자주 느끼거나 동기 부여가 되지 않고 재미가 없음을 느낄 때가 있다. 자신을 나무라기에 앞서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 부족이라는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도파민은 기억 속 정보를 업데이트하는 기능을 수행하며 마약처럼 중독되게 하는 특성이 있다. 다른 마약과 마찬가지로 오랫동안 지속되지 않는다. 유머와 긍정적인 사고, 자리 이동, 새로운 접근법 등 다양한 방식으로 도파민 분비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 유산소 운동도 도파민을 폭발적으로 늘릴 뿐만 아니라 오후의 나른함을 날려버릴 것이다.
업무 처리에 속도감을 더하길 원한다면 노르아드레날린 분비량을 증가시키는 방법도 염두에 둬야 한다. 일정을 맞추지 못했을 때 자신이 치러야 할 비용인 두려움을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얻게 된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사실은 고도의 성과 상태에 오랫동안 머물 수는 없다는 점이다. 결정적인 순간이 오면 짧은 시간 동안 성과를 올린 다음 일정 기간 평시 상태로 돌아가야 한다. 성과와 뇌과학의 접목을 시도한 유익한 책이다.
공병호 < 공병호연구소 소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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