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북 경제인단, 남북관계 공부 모임 만든다

입력 2018-10-17 18:04
이재용·최태원·구광모 등 기업 총수 23일 첫 회동


[ 도병욱 기자 ] 지난달 18~20일 북한을 방문한 특별방문단 소속 인사들이 남북한 관계에 대해 공부하고 의견을 교환하는 모임을 만든다. 남북 관계를 바라보는 민간의 시각을 정부에 전달하는 역할도 할 것으로 전해졌다.

17일 경제계에 따르면 방북 경제인을 포함한 남북 정상회담 특별방문단은 별도의 교류 모임을 만들고 오는 23일 첫 모임을 한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연세대 명예특임교수)이 모임을 만들자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병규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이 경제인들에게 연락하는 ‘간사’ 역할을 맡았다고 한다. 특별방문단에 포함됐던 한 경제인은 “함께 남북 관계 전반을 공부하고 토론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북한에 대한 제재가 풀리면 남북 경제협력이 이뤄질 텐데, 그때 방북했던 경제인이 적극 나설 수 있도록 준비하자는 취지의 모임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모임의 성격 및 운영 방식 등은 23일 첫 회동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과거에도 남북 정상회담 직후 특별방문단으로 구성된 모임이 만들어졌다. 2000년 남북 정상회담 이후에는 ‘주암회’라는 모임이, 2007년 회담 이후에는 ‘보통회’라는 모임이 구성됐다. 두 모임 모두 북한에서 머물렀던 숙소(주암초대소 및 보통강호텔)에서 이름을 따왔다. 주암회는 당시 구본무 LG그룹 회장,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 강만길 상지대 총장, 고은 시인 등으로 구성됐다. 주암회는 2004년 방북을 추진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다.

보통회는 경제인을 중심으로 운영됐다. 구 회장이 모임을 이끌었고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이구택 포스코 전 회장 등이 참석했다. 재계 총수들이 다수 참여하는 모임이다 보니 비공개로 운영됐다.

이번 남북 정상회담을 계기로 구성되는 특별방문단 모임 역시 경제인 중심으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 특별방문단 내 경제인 비중이 높은 데다 정치인들은 여러 이유 때문에 사실상 모임에 거의 참석하지 않기 때문이다.

모임 이름은 이들이 묵었던 호텔(고려호텔) 이름을 딴 ‘고려회’ 등이 거론된다. 이번 특별방문단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최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용환 현대차 부회장, 현 회장,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 등이 포함됐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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