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600조 동산 활성화 필요…은행권 대출 과감히 개선해야"

입력 2018-10-17 10:44

"동산금융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은행권이 물꼬를 터야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17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동산금융 활성화를 위한 현장 간담회에서 "동산금융이 활성화되면 중소기업의 자금조달을 지원하는 든든한 우군(友軍)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국내 중소기업이 600조원에 달하는 동산을 갖고 있지만, 금융에 활용되는 동산은 2000억원에 불과하다"며 "대출과정에서 동산자산이 사장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부동산 담보와 공적보증에 의존하는 은행의 보수적인 기업대출 관행으로 인해 부동산담보가 부족하거나 보증서 발급이 어려운 창업?중소기업에게 은행의 문턱이 크게 높았다고 짚었다.

최 위원장은 "중소기업의 동산자산이 새로운 신용보강수단으로 적절히 활용된다면, 부동산 등 담보력이 부족한 창업?중소기업이 보다 원활하게 필요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금융위는 생산적 분야로 자금 공급을 확대하는 차원에서 동산금융 활성화에 주력해왔다. 지난 5월 동산금융 활성화 전략을 발표, 시중은행들이 지난달부터 본격적으로 동산담보대출에 나섰다.

금융위에 따르면 올해 3분기 동산담보대출 취급 잔액은 2345억원으로 직전분기 2063억원 대비 282억원 증가했다. 은행들이 3분기에 515억원 상당의 동산담보대출을 취급한 결과로, 대출 잔액이 증가한 것은 2014년 1분기 이후 약 4년 만에 처음이다.

동산담보대출은 생산시설과 같은 유형자산, 원자재, 재고자산, 농·축·수산물, 매출채권, 지적 재산권과 같은 기술 등을 담보로 돈을 빌리는 상품이다.

지난 2012년 6월부터 시작됐으나 2013년말 동산담보물 실종 사건이 발생하면서 2014년 1분기부터 지속적으로 취급액이 줄어왔다.

은행권이 9월부터 동산담보대출을 강화하면서 다양한 동산담보 취급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화장품 유통업체 A 중소기업은 화장품 완제품을 담보로 10억원의 자금을 융통했다. B 기업은 이동식 크레인을 담보로 2억5000만원을 대출받았다.

동산담보를 활용해 기존에 받던 대출의 금리를 인하 받은 사례도 있다. 사물인터넷(loT)을 활용해 동산담보물을 사후관리하는 방식도 적용되고 있다.

금융위는 법무부와 함께 동산담보법 개정안을 만들 예정이다. 담보물 관리 부담을 최소화하는 신기술 기반 사후관리 표준기준도 마련하기로 했다.

동산의 회수율과 분석정보 등이 담긴 은행권 공동 DB를 구축하고 '동산감정평가법인 Open Pool'도 만들 예정이다.

최 위원장은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은행장들에게 위기에 처한 자동차 부품 업체들에 대한 대출 회수 자제를 당부하기도 했다.

최 위원장은 "자동차 산업은 고용·생산·수출 등 국가·지역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데다 자동차 부품 업체의 경영여건 악화는 국내 자동차 산업 전반의 경쟁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정책금융기관을 통한 지원방안을 검토중이지만 은행들이 '비오는데 우산 뺏는' 행태를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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