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잡3' 사진도용 논란…전영광 작가 "포스팅 보고 대본 쓴 듯…합리적 의심"

입력 2018-10-17 10:21
수정 2018-10-17 10:25

신선한 교양 프로그램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tvN '알쓸신잡3'가 사진 도용 논란에 휩싸였다.

17일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알쓸신잡에서 제 사진을 도용했다'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글쓴이는 사진작가 전영광씨다.

전 씨는 "사진 작업을 하며 TV를 틀어놓고 있었다. '알쓸신잡3' 재방송이 나오고 있더라. 잠깐 고개를 돌렸더니 제 사진이 나오는거다. 백화점에서 제 사진을 봤을 때 만큼 황당하더라"고 밝혔다.

그는 "한장 정도 제가 잘못 본 것일 수 있을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 장, 두 장, 세 장, 네 장, 다섯 장. 제 사진이 계속 나왔다"고 지적했다.

전 씨가 지적한 장면은 파리 시내의 가장 큰 정원 묘지 '페르 라셰즈'를 설명한 부분이다. 이 곳엔 쇼팽, 짐 모리슨, 오스카 와일드 등 많은 예술가들의 시신이 안치되어 있어 관광지로도 손 꼽힌다.

방송은 전 씨의 묘지 사진을 그대로 가져다 썼다고 의심해볼만 했다. 사진 구도, 등장인물들이 우연이라고 하기엔 똑같았다.

전 씨는 "역사, 문학, 철학, 예술을 논하는 프로그램에서 다른 사진작가의 사진들을 이렇게 통째로 도둑질을 하나. 너무나 아이러니하고 슬픈 일"이라며 "잠깐 스쳐가는 자료로 사용한 것도 아니고 김영하 작가님이 가장 추천하는 묘지로 페르 라셰즈를 소개하며 제 사진으로 구성했다"고 토로했다.

또 한 가지 더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페르 라셰즈에는 많은 문인, 화가 음악가들이 잠들어 있다. 그렇기에 저마다 방문은 다 다를 수 밖에 없다. 그 중 제가 찾은 사람은 짐 모리슨과 쇼팽이다. 김영하 작가는 제 포스팅에서 다룬 두 사람만을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방송에서 김 작가는 "전 여행가면 그 도시의 묘지를 한번씩 가본다"면서 "일단 조용하고 고요하다. 산 사람이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전 씨는 "이곳에는 오스카 와일드도 있고 발자크도 있다. 물론 작가의 묘만을 찾지 않았을 것"라면서 "영국인 묘지에선 엘리자베스 브라우닝을 찾았는데 왜 파리의 페르 라셰즈를 찾았을 때는 짐 모리슨과 쇼팽만 찾았을까"고 의심했다.

그는 "제작진이 제작 단계에서 영국인 묘지-묘지 투어로 꼭지를 잡기 위해 제 포스팅을 보고 대본을 쓴 것이라고 합리적 의심'을 할 수 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네티즌들은 "나영석 프로면 지상파 예능보다 인기 많은 프로그램인데 실망이다", "공개 사과 받으셔야 겠다", "소송 진행하셔도 되겠다", "자료 모아서 고소 하는 방법밖에 없다", "애정이 있는 사진인데 속상할 것 같다. 저작권 보호를 말하던 나영석 PD 프로그램에서 이런일이 일어나다니" 등 반응을 보였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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