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호텔 로비에 걸 대형 그림…이승엽 이름 딴 명품시계 경매

입력 2018-10-15 17:20
K옥션, 24일까지 '자선+프리미엄' 온라인 경매…230여 점 출품


[ 김경갑 기자 ]
기업이 구입한 가격 500만원 이상 미술품은 업무용 자산으로 인정받아 취득·관리 비용에 비과세 혜택이 있다. 예를 들어 A기업이 은행에서 연 3% 금리로 대출받아 1억원 상당의 미술품을 샀을 때 연간 금융비용(300만원)에 대해 손비 인정을 받아 법인세 등을 내지 않아도 된다. 기업이 구입한 미술품을 ‘업무용’으로 인정받기 위해선 회사 자산으로 등록하고 사무실과 로비, 복도 등 업무 공간에 반드시 걸어야 한다. 또 생존 작가의 그림엔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기업은 물론 골프장, 고급 호텔, 공공기관들이 이 같은 세제 혜택을 보면서 회사 분위기를 산뜻하게 꾸밀 목적으로 그림을 살 수 있는 대규모 온라인 경매가 열린다.

미술품 경매회사 K옥션이 오는 24일까지 진행하는 ‘자선+프리미엄’ 온라인 경매에는 단색화가 박서보를 비롯해 손장섭 서승원 사석원 이성자 등 유명 화가의 100~300호 대작은 물론 장리석 황규백 이왈종 등의 소품, ‘야구의 전설’ 이승엽의 이름을 따서 제작한 시계 등 자선 아이템 230여 점이 출품됐다. 기업 미술품 소장의 저변 확대를 위해 작품값을 시중보다 50% 정도 낮췄다. 큰 그림이 필요한 사업장에서 양질의 작품을 싼 가격에 구입할 좋은 기회다.

가장 눈길을 끄는 작품은 손장섭의 300호 대작 ‘만물상’. 금강산의 만물상 일대 절경을 독특한 기법으로 그린 동화 같은 작품으로 추정가는 4000만~5000만원이다. ‘당나귀 화가’로 잘 알려진 사석원의 ‘만추’와 ‘비취빛 비봉폭포의 단풍’도 나온다. 알록달록한 가을의 정취를 부드러운 곡선과 강렬한 원색으로 화려하게 담아냈다. 경매 시작가는 2200만원과 2900만원. 단색화가 박서보와 정창섭, 추상화가 이성자·이준·서승원, 퓨전 한국화가 전준엽의 대형 작품도 새 주인을 찾는다.

자선 경매에선 스위스 시계 브랜드 IWC가 이승엽 이름을 따서 56개 한정판으로 제작한 시계 두 점이 눈길을 끈다. 56은 이승엽이 기록한 시즌 최다 홈런 개수다. 시계에는 이승엽의 사인과 1~56 고유번호가 새겨져 있다. 친필 사인공과 배트가 포함돼 있고, 낙찰자는 이승엽과 식사할 기회도 얻는다. 각 경매 시작가 750만원이다. 배우 임예진이 기증한 테디베어 4점도 나왔다. 2006년 인기를 끈 MBC TV 드라마 ‘궁’의 극중 주인공 모습을 연출해 제작한 것으로 경매는 40만원에서 시작한다. 재단법인 아름지기에서 기증한 이강효 분청접시, 법무법인 이로 박병규 대표변호사의 컨설팅권 등도 출품됐다. K옥션 홈페이지에 접속해 등록하면 회원이 아니더라도 누구나 24시간 응찰할 수 있다. 24일 오후 4시부터 10점씩 5분 간격으로 마감한다.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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