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대표기업이 뛴다
[ 박상익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미래를 준비하는 첫 번째 단계로 생존과 성장을 위한 근본적인 체질 개선(딥체인지)을 강조하고 있다. SK그룹이 추구하는 딥체인지는 비즈니스 모델 혁신을 의미한다. SK그룹이 향후 3년 동안 반도체 및 소재, 에너지 신산업, 헬스케어, 차세대 정보통신기술(ICT), 미래 모빌리티 등 5대 중점 육성 분야에 80조원을 투자하기로 한 것도 이런 전략을 실현하기 위해서다.
미래 먹거리에 80조원 투자
반도체소재 분야는 지속적인 기술개발과 설비 투자로 메모리반도체 분야의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고 수출을 늘려 국가경제에 기여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반도체 핵심 소재의 해외 의존도 축소 및 안정적 자급을 위한 시스템 구축에도 나선다. 에너지 신산업 분야는 액화천연가스(LNG), 태양광 등 친환경신재생 발전 분야 투자를 확대한다. ICT 역량을 접목해 에너지를 절감하고 효율화할 수 있는 지능형 전력시스템 사업 육성도 중점 분야 중 하나다.
헬스케어 분야는 합성신약백신 개발을 통해 뇌전증과 독감 폐렴 등 프리미엄 백신 분야에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주력하고, 전문의약품 생산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할 방침이다. 차세대 ICT 분야는 4차 산업혁명을 촉진할 5G(5세대) 이동통신 네트워크 인프라를 선도적으로 구축하고 5G와 사물인터넷(IoT)을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생태계 활성화에 집중한다. 미래 모빌리티 분야는 인공지능(AI), 5G, 클라우드 등 ICT 역량을 활용해 자율주행 등 관련 산업을 선도하고 전기자동차 확산을 위해 배터리 관련 국내외 투자를 확대한다.
4차 산업혁명에 적극 대응
SK하이닉스는 4차 산업혁명의 기반이 될 반도체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서버와 SSD 제품을 중심으로 신규 공정을 확대 적용해 성장하는 시장 수요에 적극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D램은 작년 말 PC 제품부터 양산을 시작한 10나노급 제품을 모바일과 서버까지 확대 적용하고 고성능 제품군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 4일에는 충북 청주에 20조원을 투자한 신규 반도체 공장 M15 준공식을 열었다.
SK이노베이션은 차세대 성장동력인 전기차 배터리 분야에 집중한다. 올초 헝가리에 배터리 생산공장 설립에 착수했으며 2020년 초 본격적으로 양산 체제에 돌입한다는 구상이다. 리튬이온배터리 분리막 시장에서도 주도적 위치를 확보하기 위해 충북 증평 공장의 설비를 증설하고 있다. 중국 창저우에는 배터리 공장과 분리막 공장을 짓기로 했다.
SK텔레콤은 지난해부터 2019년까지 4차 산업혁명을 위한 새로운 ICT 생태계 조성에 5조원, 5G 이동통신 등 미래형 네트워크에 6조원 등 총 11조원의 투자 계획을 이행하고 있다. AI, 자율주행차, IoT, 로보틱스, 스마트홈, 에너지관리 솔루션 등이 투자 대상이다.
글로벌 사업 가속도
SK(주)는 지난 7월 미국 제약·바이오 기업 앰팩 인수를 결정했다. 앰팩은 미국 내 3곳의 생산시설에서 항암제와 중추신경계·심혈관질환 치료제 등에 쓰이는 원료의약품을 생산한다. SK(주)의 100% 자회사인 SK바이오텍은 고부가가치 원료의약품을 생산해 노바티스 BMS 화이자 로슈 등 글로벌 제약사에 수출하고 있다. 한국과 아일랜드에서 총 40만L급 원료의약품을 생산 중이다.
SK그룹은 새로운 라이프, 운송 플랫폼이 될 모빌리티를 활용한 글로벌 사업 기회 발굴에도 나서고 있다. 최 회장은 올해 다보스포럼에서 동남아시아판 우버로 불리는 그랩의 앤서니 탄 대표와 만나 사업영역이 무한하게 확장되고 있는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플랫폼의 미래 비전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SK텔레콤은 자율주행 기술 분야의 글로벌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엔비디아와 함께 자율주행 기술의 기반이 될 HD T맵을 개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 1월에는 글로벌 초정밀 지도 기업 히어와 기술협약을 맺고 자율주행스마트시티 공동 사업을 추진 중이다.
SK(주)는 지난 1월 말레이시아에서 쏘카와 합작해 쏘카말레이시아 출범식을 열고 현지 최대 규모로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했다.
● 500%
최태원 회장이 1998년 SK(주)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할 당시 32조원에 불과하던 그룹 자산은 2017년 말 현재 192조6000억원으로 500% 급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36조원에서 158조원으로 339% 증가했다.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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