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아란 기자 ] 지난 7일 경기 고양 저유소에서 발생한 대형 화재가 인근의 한 스리랑카인이 날린 풍등에서 비롯된 것으로 밝혀졌다. 풍등은 등 안에 고체 연료로 불을 붙여 뜨거운 공기를 이용해 하늘로 날리는 소형 열기구다.
고양경찰서는 8일 덕양구 화전동 대한송유관공사 경인지사 저유소 화재 사건과 관련해 중실화(중대한 과실로 불을 낸) 혐의로 스리랑카인 A씨(27)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저유소 인근 강매터널 공사장에서 풍등을 날려 화재를 일으킨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 풍등이 대한송유관공사 저유시설 잔디밭에 떨어지면서 불이 옮겨붙은 것으로 보고 있다. 불씨가 저유탱크 환기구로 들어가면서 폭발과 함께 화재로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강매터널 공사장에서 일하는 A씨는 풍등을 날린 사실에 대해서는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재는 7일 오전 10시45분께 저유소 옥외 탱크 14기 중 하나인 휘발유 탱크에서 발생했다. 불은 17시간 만인 8일 오전 3시58분께에야 완전히 꺼졌다. 탱크에 있던 휘발유 440만L 중 260만L가 연소됐고 180만L의 기름이 다른 탱크로 옮겨졌다. 이날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서울 잠실 등에서도 검은 연기 기둥이 관측될 정도로 불길이 거셌다.
경찰 관계자는 “폐쇄회로TV(CCTV)를 통해 A씨의 행적을 확인했다”며 “8일 오후 A씨를 추적해 검거했다”고 말했다.
조아란 기자 arc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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