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 LPGA…하나은행챔피언십 11일 개막
인터내셔널크라운서 쓴맛 본
박성현, 쭈타누깐과 '복수戰'
헨더슨·하타오카·스탠퍼드 등
LPGA투어 강자들 총출격
배선우·오지현·이정은 등
KLPGA 챔프들도 출사표
우승 땐 내년 美투어 출전권
[ 이관우 기자 ]
“비거리는 (박)성현이 나보다 훨씬 더 나간다. 늘 나에게 영감을 준다.”(에리야 쭈타누깐·태국)
“3번 우드로도 나보다 더 멀리 친다. 이미 (비거리 승부는) 포기했다. 내 경기를 하겠다.”(박성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최후의 1인자’ 자리를 놓고 ‘남달라’ 박성현과 ‘3번우드의 달인’ 쭈타누깐이 다시 격돌한다. 오는 11일 인천 영종도의 스카이72오션코스(파72·6316야드)에서 개막하는 LPGA투어 2018 KEB하나은행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에서다.
◆LPGA vs KLPGA 메이저 챔프 ‘빅매치’
LPGA 소속 선수 59명과 국내 투어(KLPGA) 상금랭킹 상위 12명, 스폰서 초청 선수 7명 등 총 78명이 샷 대결을 펼친다. LPGA투어 상금 랭킹 최상위 60위권 이내 선수들만 초청장을 받았다. KPMG위민스챔피언십 우승자 박성현을 비롯해 US여자오픈 챔피언 쭈타누깐, ANA인스퍼레이션 챔프 퍼닐라 린드버그(스웨덴), 에비앙챔피언십 우승자 안젤라 스탠퍼드(미국) 등 브리티시여자오픈의 조지아 홀(잉글랜드)을 제외한 올시즌 메이저 챔프들이 모두 출전한다.
LPGA투어 통산 7승(메이저 1승)을 올린 브룩 헨더슨(캐나다)은 지난주 열린 UL인터내셔널 크라운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한 아쉬움을 푼다는 각오다. 헨더슨은 8일 스카이72에서 열린 기자회견에 나와 “지난주 짜릿한 승부를 보면서 함께 경기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대신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 생애 첫 승을 올린 일본의 샛별 하타오카 나사도 시즌 2승째를 노린다. UL인터내셔널 크라운에서 4전 전승을 거둔 전인지는 물론 LPGA투어에서 활약하는 김세영, 양희영, 김효주도 이번 대회 출전을 확정하고 샷감을 조율하고 있다.
익숙한 홈코스인 만큼 한국 투어 메이저 챔프들에겐 ‘기회의 땅’이다. 장하나(KLPGA챔피언십), 오지현(한국여자오픈), 이정은(한화클래식), 배선우(하이트진로챔피언십)가 모두 나섰다. 지난 7일 하이트진로 챔피언십에서 자신의 두 번째 메이저 트로피를 들어올린 배선우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메이저 우승 기세를 이어간다면 좋은 결과가 나올 것 같다”며 기대를 내비쳤다.
◆‘여자골프 넘버원’ 다시 바뀔까
팬들의 관심은 LPGA ‘빅2’ 박성현과 쭈타누깐의 리벤지 매치다. 박성현은 앞서 UL인터내셔널 크라운 마지막날 싱글매치에서 쭈타누깐에게 2홀 차로 지며 입맛을 다셨다. 8주째 세계랭킹 1위를 지키고 있는 박성현의 1인자 지위는 여전히 아슬아슬하다. 랭킹 2위 쭈타누깐과 0.28점 차다. 이번 대회 결과에 따라 얼마든지 뒤집힐 수 있는 격차다.
세계랭킹을 빼면 쭈타누깐이 대다수 영역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쭈타누깐 역시 메이저인 US여자오픈 우승 등 3승을 올렸지만 상금에선 박성현(126만1595달러)보다 100만달러 많은 226만1377달러를 쌓았다. 올 시즌 23개 대회에 출전해 모두 본선 진출에 성공하며 상금을 챙긴 쭈타누깐과 달리 박성현은 19개 대회에 출전해 6번이나 커트 탈락한 게 컸다.
이뿐만 아니라 박성현은 시즌 마지막 대회가 끝난 뒤 100만달러의 보너스 상금을 주는 CME글로브 포인트에서도 1424포인트, 올해의 선수상 포인트에서도 71포인트 뒤처져 있다. 우승하면 30포인트를 좁힐 수 있다. 남은 경기는 이번주부터 아시아 국가를 돌며 치르는 하나은행챔피언십 등 5개의 ‘아시안 스윙’ 등 6개 대회밖에 없다.
박성현은 담담하게 대회를 맞고 있다. 그는 “쭈타누깐과의 라이벌 구도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점수나 성적에 신경쓰지 않고 내 경기를 하겠다. 지난주부터 샷감은 좋다”고 말했다.
◆미국 직행 ‘신데렐라 티켓’ 잡아라
국내 투어 소속 선수 중 이번 대회 우승자는 내년 LPGA투어 출전권을 받는다. 꿈의 무대인 미국행 직행티켓이다. 2002년부터 열린 하나은행챔피언십 우승으로 미국행 티켓을 잡은 신데렐라는 디펜딩 챔피언인 고진영을 비롯해 백규정, 홍진주, 이지영, 안시현 등 총 5명. 67년 만에 루키 데뷔전 우승 등 LPGA투어 첫해 맹활약을 보여온 고진영은 “한국 선수 누구든 우승후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정은, 최혜진 등 상승세가 가파른 선수들은 특히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선우는 “어린 시절부터 미국무대에서 뛰는 모습을 그려왔다. 우승한다면 당연히 LPGA에 진출할 것이다. 파5에서 버디 이상을 잡는 공격적 전략으로 경기에 임하겠다”며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인천=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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