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도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강해지면서 남성 화장품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국내외 화장품 브랜드들이 속속 남성들을 위한 화장품 브랜드를 출시하고 있다. 그동안 남성 화장품은 향수와 스킨로션에만 국한돼 있었으나 최근에는 얼국 윤곽과 혈색을 더해주는 다양한 색조 제품이 늘어나고 있다.
프랑스 명품 브랜드 샤넬은 지난달 1일 전세계 최초로 국내에 첫 남성 메이크업 라인인 보이 드 샤넬(BOY DE CHANEL)을 내놓았다. 샤넬은 이전에도 남성 화장품을 판매했지만 이는 향수와 기초 화장품이 전부였다. 이번 보이 드 샤넬 통해 파운데이션, 립밤, 아이브로 펜슬 등을 출시하면서 남성 화장품 범위를 색조로까지 넓혔다.
애경산업 역시 지난 8월 남성 화장품 브랜드 '스니키(SNEAKY)'를 출시했다. 애경산업은 최근 젊은 남성들이 메이크업에 대한 니즈가 있음에도 타인의 시선이나 사용법이 서툴다는 점에 착안해 발라도 티 나지 않고 사용이 간편하도록 개발했다. 다크서클 및 울퉁불퉁한 수염자국을 가릴 수 있는 컨실러와 눈썹을 그릴 수 있는 아이브로우, 립밤 등을 선보였다.
라이프스타일 전문기업 LF 역시 최근 남성 화장품 브랜드 '헤지스 맨 스킨케어 룰429'(HAZZYS MEN SKINCARE RULE429)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남성의 피부 특성과 라이프스타일을 분석한 빅 데이터를 기반으로 영국 바버 숍의 피부 관리 비법을 담아 제작했다.
국내외 브랜드들이 남성 화장품 브랜드를 잇따라 출시하고 있는 것은 최근 남성들이 화장품 업계의 주요 고객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남성들도 외모에 대한 부쩍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방탄소년단, 워너원 등 한류 스타의 무대 화장 등도 남성 화장에 대한 거부감을 낮추고 있다.
이같은 관심을 반영하듯 유튜브에서는 손쉽게 남성 메이크업 콘텐츠를 찾을 수 있다. 메이크업의 기초인 파운데이션과 컨실러 사용법, 눈썹 손질 등 기본 콘텐츠부터 아이돌 뮤직비디오와 무대 화장까지 다양한 남성 메이크업 동영상들을 발견할 수 있다.
주목받는 남성 뷰티 크리에이터들도 생기고 있다. 개그맨 출신 김기수 씨는 유튜브에 화장법을 설명하는 영상을 올리며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구독자는 11만명에 이른다. 유튜브에서 메이크업 영상을 주로 선보이고 있는 레오제이 역시 구독자수 24만명에 달하는 인기 남성 뷰티 크리에이터다.
업계에서는 남성 화장품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시장조사전문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남성 화장품 시장 규모는 2010년에 7300억원에서 지난해 1조2806억원으로 크게 늘어났다. 2020년에는 1조4000억원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간단히 비비크림만 바르는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입술에 색감을 주고 눈썹을 직접 정리하는 등 티 안 나게 화장하는 데 관심을 갖는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다"며 "이들 수요에 발맞춰 다양한 남성 색조 화장품들이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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