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사상 최대치를 재경신했다. 세계 순위도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 속 8위로 한 계단 상승했다.
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9월 말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030억달러로 한 달 전(4011억3000만달러)보다 18억7000만달러 증가했다.
외환보유액 중 국채·정부기관채·회사채·자산유동화증권 등 유가증권이 3756억3000만달러로 전월보다 27억9000만달러 늘었다.
예치금은 171억5000만달러로 9억달러 감소했다.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인 SDR도 35억1000만달러를 기록해 2000만달러 줄었다.
IMF에 대한 교환성 통화 인출권리인 IMF포지션은 19억1000만달러, 금은 47억9000만달러로 전월과 같은 수준이었다.
한은 관계자는 "정부가 이달 10억달러 규모의 달러화 표시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발행한 점, 외화자산 운용수익 등이 반영돼 외환보유액 규모가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고 말했다.
외환보유액은 올 3월부터 꾸준히 증가해 6월 4000억달러를 처음으로 돌파했다. 8월에는 6개월 만에 최대치 경신 행진을 멈췄으나 한 달 만에 우상향 추세를 재개한 상황이다.
올 8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 규모는 세계 8위를 기록해 전월 대비 한 계단 올랐다. 루피화 가치 급락과 함께 인도(4001억달러)가 8위에서 9위로 한 계단 떨어졌다.
1위는 중국(3조1097억달러), 2위는 일본(1조2593억달러)이었고, 스위스(8001억달러) 사우디아라비아(5096억달러) 러시아(4606억달러) 대만(4599억달러) 홍콩(4248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한국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외환보유액 관리에 공을 들여왔다. 당시 외환보유액이 부족해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아픈 기억이 있기 때문이다.
최문박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경상수지 흑자와 외환보유액을 포함한 대외건전성 개선 등이 신흥국 금융불안 속에서도 국내 금융시장 불안을 줄이는 방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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