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진통 끝에 자신의 생일날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장을 받았다. 김상곤 전 장관의 후임으로 유 장관을 지명한지 33일 만이다.
여성 첫 부총리로 임명된 2일은 유 부총리의 생일이다. 유 부총리는 1962년 10월2일 생이다. 이날 청와대 충무실에서 진행된 임명식에 앞서 한병도 청와대 정무수석은 참석자들에게 생일을 알렸다. 현장에서는 부총리 임명과 생일을 동시에 축하하며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유 부총리는 또 가족 대표로 시어머니와 함께 수여식에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유 부총리의 국회 의원회관 방 번호도 1002호다. 보통 다선 중진 의원들부터 자신이 쓸 방을 먼저 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재선인 유 부총리는 2010년 당선 직후 이루어진 방 배정에서 우연히 1002호를 배정받았다.
생일과 부총리 임명이 이같이 일치하는 ‘우연’이 이뤄진 것은 문 대통령이 이날 임명을 강행하면서 이뤄졌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유 장관의 인사청문이 지난달 19일 끝났고 인사청문 보고서 재송부 기일을 어제까지로 지정해 국회에 채택을 요청했으나 국회에서 회신받지 못했다”며 “유 장관은 인사청문회에 성실히 임했고 사과할 것은 사과하고 해명할 것은 해명하는 등 충분히 소명했다고 판단했다”고 임명 배경을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수여식에서 “유 장관이 의정 활동 기간 내내 교문위 활동을 했고 또 교문위 간사로도 활동했기 때문에 교육부 장관으로서나 사회부총리로나 아주 적임이라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국회에서 인사청문 결과 보고서가 채택된 가운데 임명장을 줄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텐데 그렇지 못해 유감스럽기고 안타깝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유 신임 장관에게 능력으로 주위의 염려를 불식시켜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인사청문회 때 많이 시달린 분들이 오히려 일을 더 잘한다는 전설 같은 이야기가 있는 만큼 업무에서 아주 유능하다는 걸 보여서 인사청문회 때 제기됐던 여러 염려가 기우였다는 것을 보여주길 바란다”며 신뢰를 나타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