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렁차고 앙칼진 배기음
바이올린 연주 듣는 듯
콰트로포르테보다 작아 달리는 재미
실내 인테리어 아쉬워
가격 대비 품질은 글쎄
‘으르렁거리는 배기음에 운전대를 잡게 되는 차.’
이탈리아 럭셔리카 마세라티의 스포츠 세단 ‘뉴 기블리 S Q4’(사륜구동·사진)를 타본 느낌이다. 강력한 주행 성능 외에도 감성을 건드리는 특별한 매력이 있었다.
최근 뉴 기블리 중에서도 고급스러움을 강조한 그란루소 트림(세부 모델)을 타고 서울 도심과 고속도로 등 300여㎞를 달려봤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을 걸자 우렁찬 엔진음이 귀에 들어왔다. 430마력을 도로 위에 쏟아내는 3.0L 6기통 엔진은 거친 숨을 내쉬었다. ‘달리고 싶다’는 느낌이 들게 했다.
이 차의 제로백(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가속하는 시간)은 4.7초다. 실제 가속 페달을 밟아 보니 그 진가를 느낄 수 있었다. 조금만 힘을 줘도 온몸이 시트에 파묻혔다. 속도계 바늘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시속 100㎞를 넘어서도 엔진의 힘이 충분히 남아 있었다. 최고 속도는 286㎞/h에 달한다. 스티어링 휠(운전대)에 장착된 패들 시프트(기어변속장치)로 기어 단수를 여러 번 내려도 출렁이는 느낌 없이 재빠르게 온 힘을 짜내 속도가 붙는다.
가장 큰 매력은 역시 귓전을 울리는 앙칼진 배기음이다. 엔진 회전수(rpm) 3000~4000대에서 터져 나오기 시작하는 트윈 터보 엔진의 우렁찬 소리가 흥분케 했다. 실내에 가득 울려 퍼진 아름다운 배기음이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날려 줬다.
운전에 몰입해 가속 페달을 끝까지 꾸욱 밟을수록 으러렁거리는 야수의 포효 같았던 배기음은 음악으로 바뀌었다. 뉴 기블리는 rpm 5000 부근부터 마세라티 특유의 앙칼지고 바이올린 연주 소리와 비슷한 목소리를 냈다.
이탈리아 마세라티 본사에 엔진 사운드 디자인 엔지니어가 고용돼 있다는 점이 수긍이 갔다. 또 피아니스트와 작곡가 등도 엔진 개발 과정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마세라티 파워트레인의 3.0L 6기통 엔진은 페라리 마라넬로에서 마세라티만을 위해 독점 제조된다.
이 밖에 대형 세단인 콰트로포르테와 섀시(차체 구조물), 서스펜션 레이아웃, 엔진 및 8단 ZF 자동 변속기를 공유하지만 길이는 293㎜짧고 50㎏ 더 가벼워 달리는 재미가 쏠쏠했다.
운전의 재미 뿐 아니라 귀까지 즐거운 차였지만 아쉬운 점 또한 있었다. 실내 인테리어는 럭셔리카와 거리가 멀었다.
센터페시아(운전석과 조수석 사이에 있는 컨트롤 패널보드), 기어박스 부근 플라스틱 소재는 1억1240만~1억4080만원인 차값이 납득이 가지 않았다. 이와 함께 시대에 다소 뒤떨어져 보였다. 실내 품질 마감도 국산차들과 별 차이가 없었다.
마세라티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르반떼 등 다양한 라인업을 앞세워 약진하고 있다. 올 1~8월 누적 판매량은 1128대로 집계됐다.
주행 성능 : ★★★★☆
편의 사양 : ★★★☆☆
연료 효율 : ★☆☆☆☆
디자인 : ★★☆☆☆
가성비 : ★★☆☆☆
총 평점 : ★★★☆☆
박상재 한경닷컴 기자 sangja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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