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 2000가구에
실버프렌드 패키지 무상 제공
"도와줘" 말하면 긴급문자도
[ 고재연 기자 ]
“아리아~, 나훈아 노래 틀어줘.” “나훈아의 ‘버스 가족’ 들려드릴게요.”
경기 이천시에 홀로 거주하는 하서운 씨(77)는 최근 말동무가 생겼다. 이천에 본사를 두고 있는 SK하이닉스로부터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와 인터넷TV(IPTV), 스마트홈 스위치로 구성된 ‘실버 프렌드’를 선물받은 뒤부터다.
AI스피커 ‘누구’는 사용자가 ‘아리아~’란 호출명과 함께 질문하면 이에 걸맞은 대답을 한다. 원하는 노래도 찾아서 들려준다. 위급 상황 때 “아리아, 도와줘”라고 외치면 등록된 자녀와 생활관리사에게 긴급 문자 메시지를 전송해 준다.
하씨 집에는 TV, 전등과 신호를 주고받는 스마트홈 스위치도 설치돼 말 한마디로 TV와 조명을 껐다 켤 수 있다. 하씨는 “귀찮은 일을 대신해 줄 뿐 아니라 위급 상황도 가족들에게 알려주니 든든한 막내딸이 생긴 느낌”이라고 말했다.
SK하이닉스가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독거노인들의 무료함을 달래주고, 위급 상황에도 대응하는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 첨단 기술 기업의 특성을 살려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는 셈이다.
이 회사가 보건복지부와 함께하고 있는 ‘독거노인 사랑잇기 사업’은 사업장이 있는 경기 이천, 충북 청주 지역에 사는 독거노인 2000가구에 실버프렌드 패키지를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이 골자다. SK하이닉스는 효과가 검증되는 대로 서비스를 전국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국내 노인 인구 5명 중 1명꼴인 약 141만 명이 혼자 살고 있다.
실버프렌드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계해 응급 상황에 대응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복지부 산하 독거노인종합지원센터의 지역 거점들은 AI 스피커와 IPTV 등 노인 가구에 제공된 기기의 데이터 사용량과 패턴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한다. 모니터링 결과 응급 상황으로 판단되면 생활관리사들이 직접 가정을 방문하고, 긴급 대응에 나선다.
SK하이닉스 임직원들은 실버프렌드 봉사단을 조직할 계획이다. 월 1회 주기적으로 방문해 어르신들에게 IT 기기 사용법을 알려주고, 근황이나 건강 문제 등도 상의하는 말벗이 될 예정이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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