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일게이트 권혁빈의 승부수… 1000억 대작 '로스트아크' 11월 출격

입력 2018-09-26 15:14
수정 2018-09-26 15:34
PC로 즐기는 다중접속역할게임
여러 적을 한 번에 쓸어버리는
짜릿한 '핵앤드슬래시' 방식

모바일 중심 게임시장에 '반기'
'크로스파이어' 명성 이을지 주목


[ 임현우 기자 ] “7년에 거쳐 제작비 1000억원을 들여 개발한 트리플A급 게임입니다. 게이머에게 첫사랑 같은 느낌을 남길 수 있는 감성적이고 감동적인 게임이 되길 바랍니다.”

권혁빈 스마일게이트 의장(사진)은 오는 11월7일 출시를 앞둔 전략 신작 ‘로스트아크(LOSTARK)’를 이렇게 소개했다. 로스트아크는 개발 기간도 투자 비용도 국내 게임업계 최대 규모인 대작이다. ‘은둔의 경영자’로 소문난 권 의장이 지난 17일 서울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로스트아크 출시 기자간담회에 나와 마이크를 잡은 모습에서도 스마일게이트가 이 게임에 거는 기대가 어느 정도인지를 엿볼 수 있다.

로스트아크는 PC로 즐기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이다. 혼자서 여러 적을 한 번에 쓸어버리는 핵앤드슬래시(Hack&Slash) 방식이다. 동서양을 아우르는 독특한 배경, 다양한 전투 방식, 수준 높은 그래픽 등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권 의장은 “PC MMORPG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마일게이트는 2014년 게임박람회 지스타에서 로스트아크 예고편 영상을 공개했다. 이후 세 차례 비공개 테스트를 거치면서 완성도를 다듬어왔다. 오는 11월5일까지 한정판 카드, 아바타 등을 내걸고 사전예약을 받는다. 개발을 총괄한 지원길 스마일게이트RPG 대표는 “RPG를 사랑하는 모든 게임 팬에게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만든 게임”이라고 말했다.

게임업계에서는 로스트아크로 승부수를 띄운 스마일게이트가 PC게임의 저력을 다시 보여줄지 주목하고 있다. 게임시장이 최근 몇 년 새 모바일 중심으로 급속히 재편되면서 PC게임의 존재감은 예전만 못하다. 국내 대표적인 PC MMORPG 개발업체였던 엔씨소프트도 ‘리니지M’를 기점으로 모바일게임 쪽에 주력하고 있다.

지 대표는 “쉽고 편리한 콘텐츠보다 때로는 어렵고 스스로 극복해야 하는 내용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자그마한 스마트폰 화면 안에서 모든 걸 보여줘야 하는 모바일게임에 비해 훨씬 세밀하고 고급스러운 조작 기능을 구현할 수 있는 PC게임의 장점을 살렸다는 것이다.

2002년 설립된 스마일게이트는 총싸움 게임 ‘크로스파이어’로 대성공을 거두며 연매출 6000억원대 게임회사로 성장했다. 하지만 매출의 90%가량을 크로스파이어 하나에 의존하는 점은 ‘한계’로 지적받아 왔다. 한때 국내외 동시접속자 800만 명을 넘었지만 경쟁작이 늘면서 인기가 정점을 지났다는 평을 받고 있다.

크로스파이어의 핵심 시장이던 중국 사업이 위축된 지난해 회사 전체 매출이 2008년 이후 처음으로 뒷걸음질치기도 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로스트아크 성공 여부가 앞으로 스마일게이트의 향방을 결정할 수 있다”고 했다.

스마일게이트는 로스트아크를 일단 국내 시장에서 안착시킨 뒤 북미와 유럽 등에 단계적으로 진출시킬 계획이다. 게임 배경음악을 아이언맨, 어벤져스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음악을 만든 브라이언 타일러에게 맡겼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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