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300선에 안착한 뒤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5대 증권사 리서치센터장들은 코스피지수가 추석 이후 양호한 흐름을 보이면서 현재 수준보다 상승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올 상반기 코스피지수는 연초 대비 5.72% 하락했다. IT 중심 기업들이 좋은 실적을 냈지만, 외국인 순매도가 이어지면서 발목이 잡혔다. 상반기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3조7620억원 어치를 팔아치웠다.
하반기 들어 코스피지수는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전쟁이 재차 불거졌지만, 최근 2300선을 돌파한 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국내 5대 증권사는 추석 이후 코스피지수가 상승 폭을 확대할 것으로 내다봤다. 코스피 상승 이유로는 미중 무역분쟁 이슈 등 악재를 어느 정도 반영했다는 점이 꼽힌다.
한국투자증권은 2250~2680, KB증권은 2240~2400을 제시했다. NH투자증권은 2200~2500으로 코스피밴드를 잡았다. 삼성증권은 2200~2580으로 전망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터키 아르헨티나 등 신흥국 불안 요소는 여전하고 미중 무역분쟁 이슈도 잔존한다는 점에서 상승 여력은 연초 기대보다 크지 않겠지만, 시장에서 해당 악재를 어느 정도 반영했기 때문에 낙폭은 크지 않을 것"이라며 "미중 무역분쟁으로 올해 미국 금리인상 속도가 둔화되거나 자산 긴축 속도가 느려지면 글로벌 유동성 사이클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창목 NH투자증권 센터장은 추석 이후 리바운드 장세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했다. 리바운드 장세는 대표 기업들의 좋은 실적이 주가에 다시 반영되는 것을 뜻한다. 근거로 ▲달러 강세 및 미국 물가 상승·위안화 약세 진정 ▲유로화 및 엔화 강세 ▲미중 무역분쟁이 소강 상태에 접어들 것이라는 점을 들었다.
증시에 영향을 줄 결정적 변수로는 미중 무역분쟁가 꼽힌다. 서영호 KB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무역분쟁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지만 11월 미국 중간선거 전까지 극단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글로벌 기업 비중이 높은 다우지수 기업들의 주가수익비율(PER) 하락 등을 고려하면 실제로는 피해를 받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고, 기업 및 농민들 반발이 소비자까지 확산되면 무역분쟁을 강경 일변도로 끌고 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희도 센터장은 "대내 변수 중에선 정부 정책과 한은의 통화 정책이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경기민감주 중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종목을 선별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무역분쟁으로 시장이 침체된 후 글로벌 위험선호가 회복되지 않고 바닥을 확인하고 있는 국면이라는 점에서다.
신동석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주식시장 밸류에이션이 극도로 낮아졌고 시장은 반등을 시도하기 시작했지만, 위험선호 회복 여부를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며 "경기민감주 전반에 대한 공격적 비중 확대가 아니라 상대적으로 실적 개선이 확인되고, 밸류에이션 매력이 있는 종목을 선별해 분할 매수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코스닥, 바이오 불확실성 완화에 '상승' 전망
지난 상반기 코스닥지수는 연초대비 2.78% 하락했다. 최근 830선을 돌파하면서 상승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리서치센터장들은 코스닥이 강한 상승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바이오에 대한 불확실성이 완화되고, 무역 분쟁 이슈에 덜 민감하기 때문에 코스피보단 견고하다는 점에서다.
한국투자증권은 하반기 코스닥지수 예상밴드로 760~910을 제시했다. 윤희도 센터장은 "대외 악재로 급락하던 코스닥지수는 750을 중심으로 쌍바닥 패턴을 형성한 후 8월 중순 이후 반등세를 연출하고 있다"며 "기술적으로는 중기 바닥을 통과한 상태로, 여전히 실적 둔화 우려와 밸류에이션 부담은 상존하고 있지만 800선을 중심으로 한 성장주 플레이는 여전히 합리적인 전략"이라고 평가했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코스닥도 뚜렷한 방향성을 보이진 않겠지만, 코스피 대비 무역 분쟁 이슈에 덜 민감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견고한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며 "바이오기업들이 기술 수출과 FDA 승인 등으로 펀더멘털이 견고한 모습을 보여 바이오에 대한 불확실성은 완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금융당국이 제약 및 바이오 기업에 대한 회계기준을 마련한 것도 긍정적이라는 평가다. 금융당국은 연구개발비(R&D비용)를 자산으로 회계처리할 수 있는 감독지침을 마련했다. 신약은 임상 3상, 바이오시밀러(복제약)는 임상 1상부터 약품 개발에 든 비용을 자산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또 회계처리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관리종목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서는 기술특례상장기업의 요건을 준용해 관리종목으로 지정하지 않기로 했다.
서영호 센터장은 "건강관리 업종 비중이 40%로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절대적인데 금융당국의 발표는 시장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창목 센터장도 "코스닥도 리바운드가 예상된다"며 "바이오 기업 회계 논란 불확실성은 반기보고서로 일정부분 해소됐고 신약 모멘텀이 재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보수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서영호 센터장은 "미국의 점진적인 기준금리 인상 추세가 지속될 경우 성장주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슈 해소 등에 대한 확인과 더불어 매크로 상황도 판단해 보수적인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은빛 한경닷컴 기자 silverligh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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